▶ 10년물 수익률 4.48% 2007년 이후 최고치
▶ 연준 매파 기조 변수, 상장지수펀드 하락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9월 20일 기자회견에서 금리 동결을 발표한 뒤 자리를 떠나고 있다. [로이터]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RB·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매파적 본색’을 드러내며 긴축 장기화를 시사하자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있다. 상당수 미국과 한국 등 전 세계 개인 투자자들은 조만간 금리 인하가 시작된다고 보고 미 국채 장기물 상장지수펀드(ETF)에 베팅했으나 예상 밖 긴축 신호에 좌불안석이다. 당분간 시장 금리는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아 평가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준이 지난 9월 21일 FOMC 정례회의에서 고금리 장기화를 시사하자 미 국채 수익률은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최근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48%로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적지 않은 개인 투자자가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고 보고 장기채 ETF 투자를 늘렸다는 점이다.
채권은 듀레이션(평균적인 투자 만기 기간)을 따라 금리 변동폭에 따른 가격 변화가 다르다. 듀레이션이 긴 장기 채권은 금리에 민감하므로 똑같이 금리가 1% 움직여도 가격 변동성이 크다. 반대로 듀레이션이 짧은 단기 채권은 금리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므로, 똑같이 금리가 1% 등락해도 가격 변동성이 낮다.
이 때문에 앞으로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면 하이일드 채권처럼 듀레이션이 상대적으로 짧은 채권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이 유리하다. 반면, 앞으로 금리가 지금보다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면 듀레이션이 긴 장기 채권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편이 낫다. 상당수 개인 투자자가 후자 쪽에 베팅을 했는데, 작금의 금리 방향성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이 탓에 미 국채 관련 ETF는 줄줄이 연저점까지 추락했다. 만기가 20년 이상 남은 미 국채 30년물에 투자하는 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20+ 이어 트레저리 불 3X 셰어스’는 지난 9월 21일 5.2달러로 연저점을 기록했다. ‘TMF’라는 티커가 붙은 이 ETF는 연초 약 8달러였지만, 9개월 여 만에 35% 넘게 하락했다. TMF는 올 들어 지난 9월 22일까지 한국 투자자들이 약 9억2,000만달러어치를 순매수해 해외 주식 순매수 1위에 오른 종목이다.
이 기간 해외 주식 순매수 4위와 5위에 오른 종목도 미 장기채에 투자하는 ETF로 역시 주가는 연저점을 기록 중이다. 한국 투자자 순매수 규모 2억4,500만달러로 4위 ‘아이셰어즈 20+ 이어 트레저리 본드’와 2억4,300만달러로 5위 ‘아이셰어즈 20+ 이어 트레저리 본드 바이라이트’는 각각 연초보다 18%, 10%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현시점에서 미 장기채 투자는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한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당장 금리 인하를 기대하기 힘든 환경이 된 만큼 장기채 투자는 지양해야 할 때”라며 “금리 변동에 따른 가격 변동이 장기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단기채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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