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빙 로봇’ 구인난 해결사…음식배달·손님 맞이 ‘척척’
▶ 인건비 절약 등 ‘1석 2조’, 고객 반응 좋아 홍보 효과

구인난과 임금 상승 부담에 대한 대안으로 로봇을 활용하는 식당들이 크게 늘고 있다. 사진은 한식당 한우 K-BBQ에서 음식을 배달하고 있는 로봇 ‘포포’의 모습이다. [박상혁 기자]
6가와 버질길에 위치한 한식당 한우 K-BBQ를 운영하고 있는 그레이스 배 대표는 지난해 1대당 1만8,000달러의 비용을 들여 서빙 로봇 2대를 식당에 도입해 운영해 오고 있다. 고깃집의 특성상 음식 조리, 식기 세척, 서빙, 손님 맞이 등 업무가 다양해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만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워지면서 배 대표가 내린 결정이었다.
배 대표는 “사람 구하기도 힘든 데다 임금도 계속 올라 서빙 로봇을 사람 대신 사용하고 있다”며 “버튼만 누르면 알아서 손님 식탁까지 음식을 전달해 주니 편리하고 직원 인건비도 줄일 수 있어 1석2조”라고 했다. 최근 배 대표는 손님 맞이를 하는 리셉션 로봇 1대를 추가로 구입해 모두 3대의 로봇 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배 대표는 “‘포포’라 불리는 로봇에 대한 손님들의 반응도 괜찮아 탕 종류에 갈비 육수를 내어 쓰는 것과 함께 한우 K-BBQ를 대표하는 상징물이 되면서 마케팅 효과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 대신 로봇을 직원으로 활용하는 사례는 주류 요식업계도 마찬가지다. 미시건주에서 누들 토피아를 운영하고 있는 리 자이 사장은 2021년 푸두 로보틱스사가 제작한 서빙용 로봇 ‘벨라봇’을 1만5,000달러에 구입해 활용해 오고 있다. 자이 사장은 서빙 로봇 도입이 성공적인 결과를 보이자 로봇 2대를 추가로 구매해 1대는 식사 배달에 다른 1대는 빈 식기를 주방까지 운반하는 데 쓰고 있다. 자이 사장은 “로봇 3대가 5~6명의 몫을 잘 감당하고 있다”며 “구인난도 해결하면서 매달 직원 1명당 5,000~6,000달러의 인건비도 절감할 수 있어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인 및 주류 식당들이 구인난과 임금 인상 부담에 직면하자 로봇을 인력 대신 활용하는 소위 ‘로봇 식당’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서빙은 물론 손님 맞이와 빈 식기 회수와 같은 식당 일에 로봇 사용이 확산되면서 노동집약적인 요식업계의 근무 환경이 바뀔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로봇 식당이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팬데믹 이후 요식업계가 겪고 있는 구인난이 자리잡고 있다. 미국 레스토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한인 및 주류 등 미국 내 요식업계 종사자 수는 모두 1,500만명이다. 이는 팬데믹 이전 수준에 비해 40만명이 여전히 부족한 수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식당 업주 중 식당 운영을 위해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하는 비율이 62%에 달한다.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은 업주들에게는 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로봇은 식당 업주들에게는 매력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로봇은 아파서 결근하는 일도 없고 임금을 올려 달라는 요구도 하지 않으면서 서빙과 식기 회수, 손님 맞이와 같은 식당 일을 척척 해내기 때문이다.
로봇 식당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서빙이나 빈 식기 회수, 손님 맞이와 같은 식당 홀에서 로봇 사용은 물론 주방에서 김밥이나 튀김과 같은 조리와 탕과 찌개를 끓이는 일을 담당하는 ‘셰프 로봇’까지 등장하면서 주방 자동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비해 미국 내 식당들의 로봇 도입 속도는 비교적 더딘 상태를 보이고 있다. 로봇 식당이 구인난의 대안으로서 성공 여부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계단이나 식탁 사이의 비좁은 공간, 패티오 등 식당의 열악한 환경이 로봇 식당 확산에 저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로봇을 도입한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 사이에서도 성패가 나뉘고 있다. 칙필레는 애틀랜타 매장에서 로봇을 도입한 이래 음료 서빙과 손님 맞이, 식탁 닦기로 로봇의 활용 범위를 넓혀 가고 있는 반면 2020년부터 리타라 불리는 로봇을 식당 일에 활용했던 칠리스 그릴 앤 바는 지난해 8월 미국 내 61개 매장에서 로봇 사용을 전격 중단했는데 리타 로봇의 속도나 너무 느려 사람 직원들의 동선을 방해하는 등 부작용으로 58%의 고객이 불편을 호소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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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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