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진 대구 초등학교에 입학한 할머니들 소개
▶ “한국, 아들만 교육 시키는 문화…문맹 여성 생겨”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7일 초등학교에서 신나게 춤을 추는 할머니들의 동영상을 게시했다. 이들은 바로 전라남도 강진 대구초등학교에 입학한 늦깎이 학생들.
NYT는 한국의 출산율 저하로 폐교의 위기에 처한 시골의 초등학교들이 시골 여성들에게 새로운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며 이같은 소식을 전했다.
2019년 초등학교에 입학한 70살 황월금 할머니, 75살 박종심 할머니 등의 이야기도 자세히 다뤘다.
황 할머니는 60년 전 친구들이 학교로 달려가는 것을 지켜보며 나무 뒤에 숨어 눈물을 흘렸던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마을 아이들이 읽고 쓰기를 배우는 동안 집에서 돼지를 키우고, 땔감을 모았다. 어린 형제들을 돌보는 것도 내 몫이었다"고 말했다. 여섯 명의 자녀 모두를 고등학교와 대학교에 진학시킨 그는 "다른 엄마들이 하는 일을 할 수 없어서 늘 괴로웠다"고 인터뷰를 통해 말했다. 황 할머니는 "아이들에게 편지를 쓰고 싶다. 그게 내가 가장 바라는 것이다"고 했다.
그런 그에게 대구초교가 폐교를 막기 위해 적극적인 학생 유치에 나서면서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다.
이주영 교장은 "1학년으로 입학할 소중한 학생을 찾아 온 마을을 뒤졌지만 한 명도 없었다"면서 "9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학교를 위해 묘책을 세웠다. 읽고 쓰기를 배우고 싶어하는 나이든 마을 사람들을 입학시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황 할머니는 "입학식 날 울었다. 이게 실제로 내게 일어난 것인지 믿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박 할머니는 마을의 문어잡이 선수다. 하지만 최근엔 수업에 뒤처질까 노심초사하는 학생이 됐다.
그는 "기억력도 떨어지고 손이랑 혀도 내 맘 같지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죽기 전에 글을 다 배울 거다. 주민센터에 가면 내가 어떤 심정인지 아무도 모른다. 공무원들은 나한테 서류를 주면서 작성하라고 하는데 나는 이름 밖에 못썼다"고 그간의 서러움을 털어놨다.
NYT는 수십년 전 한국의 가정들은 아들 교육에 몇 안되는 자원을 쏟았다고 설명했다. 많은 소녀들은 부모가 밖에서 일하는 동안 집에 머물며 동생들을 돌봤다고 덧붙였다.
8살에 아버지가 돌아가진 박 할머니에게 학교 진학은 먼 꿈이었다. 그는 어린 시절 미역을 따고, 누에를 기르고, 모시풀을 꺾으며 자랐다.
황 할머니는 벌써 야심한 향후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늘 사람들이 추천했는데 마을 여성회장직을 고사했다. 그건 읽고 쓸 줄 아는 사람이 하는 일이다"며 "이번에는 회장 후보로 나서려고 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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