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EF이사회, 불우 한인이웃 사연들에 눈시울 붉혀
올해 43살인 한인 S씨는 현재 시애틀 다운타운 보호소에서 살고 있다. 유학생으로 미국에 온 자신이 홈리스가 될줄 상상도 못했지만 별다른 희망없이 하루하루 연명하고 있다. 13년 전 테네시주립대에 유학 온 그는 경영학을 전공한 뒤 호텔에 취직했지만 이민생활의 어려움 등으로 우울증을 앓게 됐다. 부인은 몇 년 전 가출했고 혼자 딸아이를 키우던 그는 우울증이 정상생활을 못할만큼 심해져 홈리스가 됐다. 이 같은 사연을 알게 된 시애틀영사관도 그의 한국 가족을 수소문해 찾아냈지만 도움을 전혀 받을 수 없는 상태였다. 지금도 S씨는 홈리스 보호소에, 13살된 딸은 위탁가정에 살고 있다.
쇼어라인 해남갈비식당에서 21일 열린 한국일보 불우이웃 돕기 성금(KEFㆍKorean Emergency Fund) 결산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진과 사회봉사 기관 관계자들은 S씨와 같은 수혜 신청자들의 사연을 접하면서 눈시울을 붉히며 긴 한숨을 쉴 수밖에 없었다.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이민생활을 시작했을 신청자들이 어쩌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 없게 됐는지 그저 안타까울 뿐이었다.
이사회 참석자들은 같은 땅에 살고 있는 불우 동포들의 고통을 나누고 그들에게 작으나마 사랑과 희망, 용기, 꿈 등을 전달하기 위해 십시일반 성금을 기탁해준 한인들이 적지 않은 것에 그나마 감사했다.
본보 캠페인은 경제적 고통으로 시달리는 동포들에게‘크리스마스 선물’을 주자는 취지로 33년전 시작됐고, 현재는 서북미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로 성장했다. 시즌 모금액은 평균 5만~6만 달러 수준이다. 이를 병원비 등 고액 부담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좌절에 빠진 이웃들에게 조그마한 희망의 불씨라도 전해주자는 취지로 분배하고 있다.
결산 이사회에는 4명의 이사진과 수혜 신청서를 접수한 대한부인회(KWA) 실무자 유미영씨, 한인생활상담소 김주미 소장, 아시안상담소(ACRS) 김인숙씨 등이 참석했다.
윤부원 이사는 “자녀를 혼자 키우다가 아들이 골육종 암에 걸려 다리를 절단한 뒤 간호를 위해 일손도 놓고 좌절하고 있는 한인을 포함해 신청자들의 사연이 구구절절하고, 복지 사각지대에 놓은 불법체류자도 적지 않았다”면서 “이사회에 참석할 때마다 불우이웃돕기 캠페인이 더욱 절실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본보는 11월 추수감사절부터 이듬해 1월말까지 집중적인 모금 캠페인을 벌이고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대한부인회ㆍACRSㆍ한인생활상담소 등 3개 전문기관을 통해 수혜자 신청을 접수한 뒤 2월 중 이사회를 열어 공정하게 배분하고 있다. 연방 정부에 비영리단체로 등록돼 기탁자들에게 세금공제 혜택이 주어지며 ‘KEF’를 통해 모든 절차가 투명하고 공명 정대하게 집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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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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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생활이 이리 힘들지요. 공부한 사람이 더 힘들수도 있어요. 막일하던 사람들은 닥치는대로 뭐든 하면서 살수있지만 교육 잘받은 사람이 더 약할수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