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7년 만에 만난 자매 [해외 입양인을 돕는 한국과 미국 여성들의 모임 ‘배냇’ 제공]
대구에서 갓난아기 때 각각 다른 나라로 입양된 자매가 47년 만에 극적으로 만났다.
18일(이하 한국시간 기준) 오전 11시 대구 중구 대구역에서 미국인 크리스틴 페널(49)씨와 벨기에인 킴 해일런(47)씨 자매가 만나 재회의 기쁨을 누렸다.
이들은 1971년 11월과 12월 각각 반야월역과 대구역 광장에 버려진 뒤 이듬해 미국과 벨기에로 입양됐다.
서로의 존재를 모르고 살던 이들은 지난해 개인적인 이유로 각자 유전자 검사를 했다가 검사업체로부터 "100% 유전 정보가 일치하는 사람이 있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
세계적인 유전자 검사업체들이 해외 입양아 유전자 정보를 공유하고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이들은 지난달 말 대서양을 건너 서로 연락을 주고받다가 최근 한국에 들어와 자신들의 마지막 흔적이 있는 대구를 찾게 됐다.
이날 47년 만에 만난 자매는 서로 부둥켜안고 한참을 울었다.
얼굴과 손 등 생김새는 물론 둘 다 생선을 싫어하는 식성도 닮은 데다 취미가 댄스인 것도 같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상봉의 기쁨을 뒤로하고 자매는 이내 자신들을 낳아 준 부모님을 만나고 싶은 마음을 내보였다.
언니 크리스틴 씨는 "당시 상황은 알 수 없지만, 부모님이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딱 한 번이라도 좋으니 그분들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동생인 킴 씨도 "자매가 모두 힘이 넘치고 긍정적인 성격인 걸 보니 우리 엄마도 우리처럼 밝고 친절한 분일 것 같다"며 언니를 거들었다.
언니는 현재 법률사무소에서 일하고 있고 동생은 심신 장애자들의 자립을 돕는 교육자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두 자매의 부모나 가족을 알고 있는 분은 대구지방경찰청 장기실종수사팀(☎ 053-804-3455)으로 연락해 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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