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대표단과의 면담…북미회담 성공 기대에 “내가 틀리고 당신들이 맞기 바란다”
▶ 대표단 “워싱턴 분위기 신중…비건 평양방문 때 보따리 내놓고 포괄적 해법 논의한 듯”

(워싱턴=연합뉴스) 미국을 방문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 주재 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이정미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문 의장,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자유한국당 나경원 대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12일(미국 동부 현지시간) 방미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단을 만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도는 북한의 비핵화가 아니라 남한을 비무장화(demilitarization)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의장과 여야 대표단은 이날 저녁 워싱턴DC 인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펠로시 의장과의 면담 내용을 소개했다. 이날 오후 이뤄진 면담은 당초 30분가량 예정됐으나 약 1시간 넘게 진행됐다고 대표단은 전했다.
펠로시 의장은 여야 대표단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공해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자 하는 한국민들의 기대를 전하자 "낙관적(optimistic)이지는 않지만 희망적(hopeful)"이라며 "내가 틀리고 당신들이 맞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전했다.
정 대표는 "펠로시 의장은 기본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신, 견제, 비판적 시각의 바탕 위에서 북한도 믿을 수 없다는 두 가지 시각을 강조했다. 이는 펠로시 의장이 고수해온 입장"이라고 했다.
펠로시 의장은 또 "'작년 정상회담은 김정은에 대한 선물에 불과했다. 지금은 말이 아니라 증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나경원 자유한국당 대표가 전했다. 펠로시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신년 국정연설에서 북한 비핵화에 관해 한마디도 발언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고 대표단은 전했다.
펠로시 의장 면담에는 한국계인 앤디 김 하원의원도 나중에 동참했으며,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은 "말 말고 행동이 중요하다. 증거를 보이기를 원한다"고 했다고 정 대표는 전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을 화두로 한 한국과 미국 측의 치열한 토론도 있었고, 이 과정에서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펠로시 의장은 한국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기대하는 바를 묻자, 정 대표는 "미국과 북한이 적이 아니라 우방이 되는 것으로 베트남처럼 북한도 친미국가가 되면 미국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어 "김정은 위원장의 의도는 북한의 비핵화가 아니라 남한의 비무장화인데 그러면 한국은 어떻게 할 것이냐"라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북한이 비핵화를 내걸었지만, 결국 한미군사훈련도 안하고 주한미군도 줄여 남한을 약화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게 펠로시 의장의 생각"이라고 해석했다.
대표단은 또 엘리엇 엥겔(민주) 하원 외교위원장과도 면담했으며, 이 자리에는 아태소위 의원들을 중심으로 미국 의원 14명이 참석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특히 북미 2차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지,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고 대표단은 밝혔다.
북한 핵문제 해법과 관련, 정 대표는 "북핵 해법의 원조는 과거 민주당 정부에서 만들어졌던 '페리 프로세스'(2000년 빌 클린턴 행정부 말기 윌리엄 페리 대북정책조정관이 제시한 포괄적 대북해법)인데 미국이 처음에는 선 비핵화 후 제재 완화로 갔지만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단계적·동시적 추구로 갔다"며 민주당이 추구해온 외교 해법과 트럼프 정부의 대북협상 기조가 서로 접근하고 있다고 미국 측에 말했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비건이 평양 방문에서 북쪽이 원하는 보따리를 다 내놓고 우리도 내놓았다고 한 것을 보면 포괄적 해법을 논의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싱크탱크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분위기가 지난해 1차 때와는 달라졌다고 평가했다고 대표단은 소개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애틀랜틱 카운슬의 한반도 전문가들과 만난 것을 언급, "대화가 진지하게 굉장히 잘 됐던 것 같다. 일부 비판적 의견도 있었는데 대체로 북미 정상회담의 가치에 대해 잘 느끼는 편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공화당은 북미 회담에 찬성하는 경향이 강했고 민주당 의원 중에서는 찬반이 엇갈리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지난해 김종대 의원 등이 미국을 방문해 전문가 그룹과 만났던 것을 언급하며 "지난해 왔을 때와 많은 변화가 있다"며 "당시에는 회의적이고 부정적인 의견이 주를 이뤘다면 지금은 신중하게 바라보는 반응들이 많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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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5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펠로시는 바보란 말인가? 어떻게 군대 없는 국가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가? 어느 누가 한 국가를 비무장 시키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 하는가? 말 잘한다고 말도 안돼는 말장난 하지 마시오. 어떻게든 초치려는 수작.
북한 피난민의 후손으로 부모님이 누차 하신 말씀이 북한의 술수를 절때 따라갈 수 없다고 하셨는데... 남한 정치인들이 정신 바짝 차리고 협상에 임해야 할텐데... 걱정입니다.
정동영이와 이해찬이는 빠져야 했는데, 두놈은 색깔이 않좋아. 정동영이는 김정일이와 귓속말 하는놈인데.
f9말씀에 동감합니다. 오바마때는 중동의 사태와 푸틴의 크림반도강제 점령등 더 급한 사태가 여럿 있었지요. 그리고 오바마는 가능하면 대화로 협상으로 일을 처리하려고 했고 트럼프는 누가 핵폭탄이 큰가를 자랑하면서 일을 처리하려고 하지요. 결국 김정은의 쇼로 트럼프의 쇼로 끝날것으로 봅니다.
펠로시가 사태를 정확하게 꿰뚫어 보고 있네. 문제는 미국민주당 집권시에 북핵사태가 더 악화됐다는 것이다. 비판은 잘하지만 실제로 맡기면 제대로 못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