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고 없이 20분 즉석연설…”퇴임하는 독재자 없다” 유머도

2018년 8월 20일 중국을 방문한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93세의 나이로 총리직에 복귀해 세계 최고령 국가 정상이 된 마하티르 모하맛(93) 말레이시아 총리가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해서도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마하티르 총리는 27일 미국 싱크탱크인 아시아 소사이어티에서 말레이시아의 정권교체와 미중 무역전쟁, 남중국해 분쟁 등을 주제로 연설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무역전쟁을 선포한 것은 생산적이지 않다면서 "결국 양국 모두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행히도 이와 무관한 다른 국가들도 역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무역전쟁은 미국에 기여하는 최선의 방안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연설은 내용뿐 아니라 고령을 무색하게 하는 열정과 위트로도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연단에 오를 때만 해도 걸음걸이가 다소 불안했던 마하티르 총리는 이후 20여 분에 걸쳐 원고 없이 즉석에서 연설했다.
그와의 대담을 맡은 케빈 러드(61) 전 호주 총리는 이에 대해 "정계복귀의 수호성인"이 "대단한 퍼포먼스"를 보였다며 놀라움을 드러냈다.

2018년 9월 27일 미국 뉴욕 싱크탱크 아시아소사이어티에서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오른쪽)와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장인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왼쪽)가 대담하고 있다. [베르나마=연합뉴스]
AP통신은 마하티르 총리가 이에 그치지 않고 뛰어난 유머 감각으로 1시간 20분가량 진행된 연설과 대담, 질의·응답 내내 청중을 사로잡았다고 보도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나는 독재자로 알려졌지만, (자진) 퇴임하는 독재자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전 정권의 부정부패를 비판하다가 야권에 합류해 올해 5월 총선에서 61년 만의 정권교체를 이뤄낸 그는 "(야당은) 50년이 넘도록 나를 독재자, 부정한 지도자 등으로 불렀는데, 총선이 되니 나를 지도자로 뽑는 데 아무 문제가 없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선 "우리는 미국 대통령이 원하는 것이 뭔지 이해하기 위해 여전히 노력하고 있다. 때때로 하루에도 세 번씩 마음을 바꾸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말레이시아의 동성애자 인권 탄압과 아동 결혼 등 부담스러운 주제에 대한 질문이 적지 않았는데도, 마하티르 총리는 질의·응답이 끝나자 아쉬워하는 태도를 보였다.
마하티르 총리는 28일에는 유엔총회에서 15년 만에 연설할 예정이다.
그는 2003년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자진 퇴임하기 전 말레이시아 총리 자격으로 유엔총회에서 연설을 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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