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자문인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사임하기로 하면서 뉴욕 금융권도 충격에 빠졌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최고경영자 출신인 콘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 기조에 맞서 자유무역을 방어하는 '최후의 보루'로 인식됐다. 그런 만큼 그의 낙마는 자유무역의 가치를 옹호하는 월스트리트에는 적잖은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7일 뉴욕증시는 하락 출발해 장중 1% 안팎의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콘 위원장의 낙마를 불러온 것으로 알려진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와 관련, 캐나다와 멕시코 등 일부 국가에 대해서는 면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다소 낙폭을 줄였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82.76포인트(0.33%) 하락한 24,801.36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1.32포인트(0.05%) 내린 2,726.80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하락세를 보이다 상승 반전, 24.64포인트(0.33%) 오른 7,396.65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장의 출렁임은 그동안 콘 위원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반영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보호무역과 자유무역의 균형추 구실을 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특히 콘 위원장이 대대적인 법인세 감세를 주도하고 1조5천억 달러의 인프라 투자계획을 주도했던 만큼, 그의 중도하차는 '트럼프노믹스'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강경 보호무역론자인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과 나바로 국장의 입김이 한층 강해지고 무역전쟁의 우려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무역전쟁이 현실화하면 글로벌 실물경기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앞서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도 콘 위원장의 사임 소식에 0.55% 하락했고, 일본 도쿄증시에서 닛케이225 지수도 0.77% 떨어졌다.

BNP파리바의 폴 모티머-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온건한 영향력을 미치던 콘 위원장이 떠남으로써 이제 대통령의 귀는 이제 더 큰 목소리를 가진 보호주의자들이 차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콘 위원장의 후임도 변수다.

만약 콘 위원장과 비슷한 성향의 자유무역론자가 지명된다면 투자심리는 긍정적으로 돌아설 수 있지만, 현재로써는 그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콘 위원장이 떠난 자리를 메울 후보로는 나바로 국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비공식 경제 참모로 불리는 보수 성향의 경제해설가 래리 쿠드로가 거론된다. 쿠드로의 경우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계획을 공개적으로 반대했다는 점에서 지명 가능성이 작다는 견해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