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명 TV 프로듀서가 몇 년 전 총리 집무실에서 보좌관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민영 ITV 드라마 '빅토리아'를 연출한 작가 겸 프로듀서 데이지 굿윈(55)은 14일 현지 '라디오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이처럼 밝혔다.
굿윈은 수년 전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 재임 시절 런던의 다우닝 10(총리 집무실)의 한 회의실에서 한 남성 보좌관과 TV 프로그램 제작에 대한 대화를 나누다가 겪은 일을 털어놨다.
옆에 나란히 앉은 이 보좌관이 업무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다리를 굿윈의 의자에 올려놓더니 "선글라스가 당신을 (007 영화에 나오는) 본드걸처럼 보이게 한다"고 수작을 걸었다.
이에 굿윈이 정색하고 일 얘기로 화제를 돌렸다. 하지만 이 보좌관은 본색을 드러냈다.
굿윈은 "얘기를 마치고 일어섰는데 그가 갑자기 내 가슴에 손을 얹었다"면서 "나는 그의 손을 본 다음에 '정말 당신이 지금 내 가슴을 만진 거냐"고 호통치자 "그가 손을 내려놓더니 겁먹은 듯 웃어댔다"고 말했다.
그녀는 곧바로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면서 "당시 마음의 상처를 입은 건 아니고 화가 좀 났다. 다음날 내게 그 일은 '다우닝 10에서 성희롱당한 날' 정도의 일화가 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녀는 이 보좌관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은 채 지금은 그가 총리실에서 더는 일 하지 않는다고만 언급했다.
이에 대해 캐머런 전 총리 대변인은 캐머런이 "충격을 받았다"며 곧바로 내각사무처에 알렸다고 반응했다.
굿윈은 최근 영국에서 번진 성폭력 고발 '미투'(Metoo·나도 당했다) 현상과 관련해 당시 그 일을 정식 고발하지 않은 게 잘못한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메가톤급 성추문으로 촉발된 미국 내 성폭력 고발 '미투' 캠페인이 영국 정치권으로 번진 가운데 정치인 자살과 현직 국방부 장관 사퇴는 물론 여러 전·현직 장관들이 내각사무처의 조사를 받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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