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막 라이처럼 숏게임 실력(그리고 배짱)을 가혹하게 시험하는 것도 없다. 위의 사진 속 상황이 대표적인 사례다.
나는 홈 코스(텍사스주 마블폴스의 에스콘디도 컨트리클럽)의 파3 17번홀에서 티샷의 거리가 조금 모자랐고, 그로 인해 수많은 난관에 봉착했다.
이 상황에서 파세이브를 하려면 볼을 정확하게 맞히는 것은 물론이고 난관을 피해 홀 근처에 멈출 수 있을 만큼 볼을 높고 멀리 날려 보내줄 클럽을 선택해야 한다.
게다가 내 스탠스도 상황을 전혀 쉽게 만들어주지 않는다. (여기서 발을 딛을 때 조심하지 않으면 개울에 빠질 수 있다.) 볼 앞의 지면이 뒤보다 더 높기 때문에 평소대로 스탠스를 취할 경우 볼을 맞히자마자 클럽이 경사면을 파고 들어가게 된다.
이렇게 가파른 오르막 라이에서는 평소처럼 스탠스를 취할 게 아니라 서 있는 경사면과 평행이 되도록 어깨를 기울인다(이 경우에는 오른쪽이 왼쪽보다 아래로 내려가도록). 스윙을 마칠 때까지 이런 기울기를 유지하면 스윙이 경사면을 따라 올라간다.
그리고 땅을 파고 들어갈 우려가 없기 때문에 볼을 완벽하게 맞히지 않아도 된다. 실제로 평소처럼 완벽에 못 미치는 샷을 하더라도 문제될 게 없다.
어깨를 심하게 기울이면 임팩트 순간에 클럽의 로프트가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는 걸 기억하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90퍼센트에 달하는 주말 골퍼들처럼 거리가 모자랄 것이다.
그걸 보완하려면 그립을 짧게 잡는다. 그러면 적당한 발사 각도와 샷의 탄도를 기대할 수 있다. 나는 이런 상황에서는 보통 로브 웨지를 사용하지만, 오르막 경사에 서 있기 때문에 9번 아이언을 선택해서 60도 웨지와 같은 길이가 될 때까지 그립을 잡았다.
그립을 내려 잡은 것과 언덕으로 인해 발생한 로프트 증가 효과가 결합하면서 9번 아이언이 사실상 로브웨지(일반적인 라이 기준)와 같아진다. 그럴 경우 볼이 착지하는 지점과 땅에 떨어진 후에 볼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예측하기가 쉬워진다.
이 샷의 가장 까다로운 부분은 9번 아이언을 로브웨지만큼 힘껏 스윙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설득하는 것이다. 머리가 저항하더라도 의심하지 말자.
확신을 가지고 처음부터 끝까지 어깨를 언덕의 기울기와 평행이 되도록 유지한다면 볼을 적당한 높이로 날아서 부드럽게 착지할 것이며, 거리는 결코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어깨의 기울기를 유지하지 않으면 샷거리가 부족하고 슬금슬금 굴러서 해저드에 빠지게 될 것이다.
이건 아주 간단하다. 어깨를 기울이고 낮은 클럽을 선택하고 그립을 짧게 잡은 다음 확신을 가지고 스윙을 하면 된다. 이건 숏게임의 마법이다.
두려움을 자아내는 이런 라이에서 파세이브를 한다면 친구들이 당신을 필 미켈슨이라고 부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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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골프매거진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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