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YT대주주·클린턴재단 후원자…슬림측 “美대선 개입안해”

1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유세에서 자신에 대한 성추행 의혹은 기득권층이 자신을 짓밟으려는 음모라고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성추행 의혹으로 벼랑 끝에 몰린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세계적 부호인 멕시코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에게로 화살을 돌릴 것 같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 전했다.
자신의 성추문 의혹을 최근 폭로한 뉴욕타임스(NYT),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그리고 슬림은 모두 '한통속'이라고 싸잡아 공격할 태세다.
슬림은 NYT의 대주주이자, 클린턴의 가족 자선재단인 클린턴재단의 기부자다.
'트럼프 캠프'의 한 관계자는 슬림이 클린턴의 선거운동을 돕는데 관심을 두고 있다고 WSJ에 말했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슬림이 클린턴 캠프와 공모해 NYT와 같은 언론매체에 자신의 성폭행·성추행 의혹을 만들어냈다'는 주장을 트럼프가 펼 것이라고 전했다.
슬림에게로 전선을 확장하는 것은 다목적 포석으로 보인다.
트럼프로서는 우선 '망해가는 NYT가 외국인에 의해 구조됐다"는 식의 논리로 NYT를 공격할 수 있다고 언론들은 짚었다.
슬림 일가는 지난 3월 기준으로 NYT A등급 주식의 17%를 보유하고 있다. 클린턴재단에는 지금까지 25만∼50만 달러를 기부했다.
트럼프는 또 단골메뉴인 멕시코 공격을 재개할 수 있다.
때에 따라 멕시코 억만장자인 슬림이 미국 대선에 개입하고 있다는 식의 주장까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슬림의 대변인인 아르토로 엘리아스는 "완전히 틀린 말"이라면서 "우리는 미국 선거에 개입하지 않을 뿐 아니라, 멕시코 정치에도 발을 담그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아서 슐츠버거 주니어 NYT 회장은 "슬림은 언론독립의 경계선을 존중하는 훌륭한 주주"라면서 "우리의 보도에 결코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와 슬림은 지난해에도 한번 충돌했다.
트럼프가 출마 선언 직후인 작년 7월 멕시코 이민자 혐오발언을 쏟아내자 슬림이 운영하는 '오라 TV'는 트럼프와 함께하는 모든 프로젝트를 취소한 바 있다.
지난 48시간 동안 트럼프로부터 과거 성폭행·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이 10명 이상 나타나면서 대선을 목전에 둔 트럼프는 그야말로 만신창이 상태다.
이중 압권은 NYT가 12일 보도한 제시카 리즈(74)의 발언으로, 리즈는 36년 전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트럼프가 자신의 몸을 '문어처럼' 더듬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13일 플로리다 주(州) 웨스트팜비치 유세에서 성추행 의혹에 대해 정치, 언론 기득권층이 만든 "미국인에 맞선 음모"라고 반발하면서 "클린턴의 조직이 이 권력구조의 중심에 있다"고 맹비난했다.

멕시코 억만장자인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AP=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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