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제된 스타일의 사실상 선대본부장…‘팔씨름 담판’ 등 엉뚱한 면모도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진영에서 '조용한 해결사'의 역할을 하는 사위 재러드 쿠시너의 영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5일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35세의 쿠시너가 '점진적이면서도 오차가 없는' 방식으로 트럼프 캠프 내에서 영역을 확장하더니 현재 선거운동의 거의 모든 영역에 개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를 사실상의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여기는 사람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의 남편인 쿠시너의 활동 반경은 거의 전방위적이다.
캠프의 공보 담당자를 구하고, 온라인 선거자금 모금시스템을 개설하고, 트럼프의 연설문 초안을 작성하는 데에도 그의 손길이 미치고 있다.
최근에는 러닝메이트 인선에 관해서도 트럼프에 조언하고 있다.
여러 면에서 지난달 트럼프의 최측근 참모 코리 루언다우스키가 경질된 후 생긴 캠프 내 공백을 쿠시너가 메운 모양새라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가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을 지난 5월 면담할 때에도 트럼프의 옆에는 쿠시너가 있었다.
그러나 '쿠시너의 힘'은 언제든 트럼프와 전화통화를 할수 있는 막역한 관계에서 나온다. 가족의 조언을 중시하는 트럼프 또한 쿠시너를 '분신'처럼 여기고 있다고 한다.
트럼프는 최근에도 "재러드는 굉장한 사위이며 우리는 아주 친하다"면서 그를 '대담한 전략가(big and bold thinker)'라고 치켜세웠다.
쿠시너가 처음부터 이 정도의 입지를 가졌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만 해도 트럼프의 곁에서 사진을 같이 찍는 가족의 일원이거나, 선거자문가나 후원자에게 전화를 거는 연락책 역할 정도였다.
그러나 지난 3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서 중립을 취할 것'이라는 트럼프의 발언으로 유대계가 트럼프에 격분한 사건이 쿠시너의 '몸값'을 올렸다.
홀로코스트(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 생존자의 손자이자, 정통 유대교도 가문 출신인 쿠시너는 일일이 전화를 걸어 유대인 지도자들을 진정시켰고, 이로 인해 장인 트럼프로부터 점수를 얻었다.
최근에도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론 더머 주미 이스라엘 대사를 2차례 만나는 등 유대계와의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트럼프와 쿠시너는 부친으로부터 부동산 사업을 물려받았다는 점에서 닮은꼴이다.
쿠시너의 아버지는 뉴저지 주의 유명한 부동산 개발업자였던 찰스 쿠시너다.
그가 조세회피, 차명기부 죄로 2005년 수감되면서 당시 로스쿨에 다니던 24세의 쿠시너는 하루 아침에 부친의 사업을 경영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당시 쿠시너의 부친을 기소했던 연방검사가 현재 트럼프 캠프의 또 다른 실세인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라는 점은 아이러니다.
그러나 쿠시너는 절제된 스타일이라는 점에서 '막말 장인'과 대비된다.
하버드대 출신으로, 말투가 공손한 귀공자형이라고 지인들은 전했다. 쿠시너는 한 번도 언론 인터뷰에 나서지 않았다.
유대인인 그의 집안은 지난 수 십 년 주로 민주당 정치인들을 후원했다. 쿠시너가 공화당 대선주자 진영에 있는 것이 썩 자연스러운 모양이 아니다.
실제 쿠시너의 친구들과 지인들의 상당수는 진보 성향으로 알려졌다.
가까운 지인들은 쿠시너의 '엉뚱한' 면모를 기억하고 있다.
몇 년 전, 사업에서 골치아픈 분쟁이 생기자 쿠시너는 상대 사업가였던 아담 뉴먼에게 "팔씨름으로 담판 짓자"는 제안을 했다.
쿠시너는 팔씨름에서 졌지만, 뉴먼은 "전형적인 뉴욕 개발업자와는 반대되는 인물"로 그를 기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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