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실효지배 중인 동중국해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다시 달아올랐다.
최근 남중국해를 놓고 미국과 중국이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음을 감안할 때 이번 일은 중일 갈등을 넘어 미중 갈등의 연장선상에서 발생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중국 군함이 9일 처음으로 센카쿠 접속수역(연안서 22∼44㎞ 구간)에 진입하자 일본 정부는 새벽에 중국 대사를 초치하고 자위대 최고위직을 통해 경고 메시지를 내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그동안 센카쿠 접속수역에 민간 영역에 속한다고 할 해경선을 여러 차례 보낸 것과는 달리 중국이 이번에는 군함을 파견했다는 점에서, 양국 갈등이 군사적인 갈등으로 격상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군함이 항행한 때와 겹치는 시간대에 러시아 군함도 센카쿠 접속수역을 항행한 것으로 파악돼 일본은 러시아의 의도 파악에도 부심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 군함의 동시 진입이 우연일 가능성이 크지만, 중러 공조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면 센카쿠 영유권 분쟁이 일본·미국 대 중국·러시아의 대결구도로 갈 수도 있어 주목된다.
일본에서는 중국 해군 소속 프리깃함 1척(전체 길이 약 130m·배수량 약 4,000t)이 9일 오전 0시50분께 센카쿠 열도 구바지마(중국명 황웨이위) 북동쪽의 접속수역에 진입해 약 2시간20분 동안 접속수역 안에서 항행한 것을 두고, 최근 일본의 남중국해 개입강화 행보와 연관 짓는 분석이 많다.
특히 이번 중국 해군의 프리깃함은 대함 및 대공 미사일뿐 아니라 헬기까지 탑재할 수 있는 주력급 전투함정이라는 점에서 다분히 의도된 '무력시위'의 성격이 강해 보인다.
요미우리신문 인터넷판은 "중국을 염두에 둔 일본·미국·인도의 공동 해상훈련이 10일 일본 근해에서 시작한다"며 "일본 방위성은 중국이 이런 움직임에 대항한 것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적었다.
하지만 타국 선박이 영해 밖의 접속수역을 항행하는 것은 국제법상 위법이 아니라는 점에서 중국 해경선의 진입과 마찬가지로 중국 군함의 센카쿠 접속수역 진입에 일본으로선 대응책이 마땅치 않다.
아베 신조 총리는 예측 못할 사태에 대비할 것, 미국 등과의 긴밀히 협력을 도모하고, 경계·감시에 만전을 기할 것 등을 관계 부처에 지시했고 9일 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4각료 회의를 열어 대응을 협의하는 등 말 그대로 비상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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