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BO ‘라스트 위크 투나잇’…“윈프리쇼 기부액보다 많아”
미국 방송 역사상 유례없는 ‘빚 탕감’(debt forgiveness) 쇼가 지난 5일 열렸다.
6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케이블 채널 HBO의 ‘라스트 위크 투나잇’의 진행자 존 올리버는 전날 방송에서 채무변제 법인을 세워 일반인 9천 명이 진 의료 빚 1천500만 달러(약 178억원)을 대신 갚아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센트럴 에셋 리커버리 프로페셔널’(CARP)로 이름 붙여진 회사는 단돈 50달러(5만9천원)의 자본금으로 미국 미시시피주(州)에 설립된다.
회사는 1인당 6만 달러(7천100만원) 이하의 치료비를 텍사스 주 병원에 내지 못한 이들의 채무를 병원으로부터 사들인 후 이를 청산해주게 된다.
올리버는 “채무변제 법인을 세우는 일은 ‘충격적으로’ 쉬웠다”며 “현재 채무자 9천 명의 이름과 주소, 사회보장번호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선정된 9천 명은 몇 주 안에 채무가 탕감됐다는 내용을 담은 편지를 받게 될 예정이다. 이는 기부를 통해 채무를 탕감해주는 비영리단체인 ‘RIP메디컬데트’(RIPMedicaldebt.org)가 담당한다.
올리버는 무대에 커다란 빨간 버튼을 마련해 이를 누르면 채무 면제를 상징하는 퍼포먼스도 준비했다.
그는 이번 채무변제 프로젝트의 액수가 지난 2004년 오프라 윈프리가 방청객에게 기부한 700만 달러(83억원)을 넘어선다고 강조했다. 당시 윈프리는 윈프리쇼의 19번째 시즌 시작을 맞아 토크쇼 방청객 276명에게 차 한 대씩을 선물했다.
이번 쇼는 별다른 규제 없이 성행하는 채무변제 산업을 폭로하는 코미디 프로그램의 하나로 제작됐다. 채무 변제업체들은 일반인의 채권을 인수해 징수업체들에게 헐값에 팔고, 징수업체들은 채무자들을 위협해 빚 갚기를 종용한다는 것이 올리버의 설명이다.
방송국이 나서서 채무를 탕감해주는 이번 프로그램은 시청자들로부터 큰 환영을 받고 있다.
RIP메디컬데트의 크레이그 안티코 최고경영자(CEO)는 “정말 엄청난 일이다”라며 “이번 방송으로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사회문제가 크게 부각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쇼가 방영되는 동안 빚 탕감 가능 여부를 물어보는 시청자들의 질문이 자신의 블로그에 계속해서 올라왔다고 덧붙였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소식을 전하며 올리버는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는 필수적인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선 화려한 구경거리로 포장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이번 방송이 ‘영양가 있는’ 후식과 같았다고 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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