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현지시간) 별세한 20세기 최고의 복서이자 저항의 상징인 무하마드 알리는 무수한 '별들의 고향'인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서도 독보적인 위상을 뽐낸다.
영화배우와 TV 탤런트, 가수 등 미국 대중 문화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스타 약 2천500명의 이름이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 '바닥'에 있는 것과 달리 알리의 이름은 '벽'에 걸려 있다.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는 할리우드 상공회의소가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그라우맨스 차이니스 극장 앞 할리우드 대로 15개 블럭에 걸쳐 스타들의 이름을 큰 별 안에 넣어 바닥에 새긴 관광명소다.
5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2002년 이 거리에 입성한 알리의 이름은 아카데미 영화제 시상식장으로도 유명한 돌비극장(코닥극장) 안 벽에 걸려 있다.
워낙 많은 스타의 이름이 바닥에 깔렸기에 로스앤젤레스 토박이라도 이 사실을 잘 모른다.
이름을 바닥에 새기겠다는 할리우드 상공회의소의 제안을 받고 알리는 두 가지 의미에서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고 한다.
역대 최고, 세계 최고, 가장 위대하다는 뜻의 '더 그레이티스트'(the Greatest)란 수식어를 스스로 붙일 정도로 자부심이 대단했던 알리는 자신을 존경하지 않는 사람들이 이름을 밟고 다니는 걸 원하지 않았다.
또 독실한 무슬림 신자인 알리는 이름에 들어간 이슬람 선지자 무하마드의 이름을 경외했다.
알리는 "사람들이 무하마드의 이름을 짓밟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고 했다.
알리의 뜻을 수용한 할리우드 상공회의소 측은 2천189번째 거리 입성 스타인 알리의 이름을 바닥이 아닌 벽에 새기기로 했다.
할리우드 상공회의소는 '실황 공연'(라이브퍼포먼스)으로 여겨질 만큼 큰 인기를 누린 복싱이 연예산업 전반에 끼친 공로를 인정해 간판스타인 알리의 이름을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남기기로 했다.
복싱 올림픽금메달리스트였지만, 고향 켄터키 주 루이빌에서의 흑인 차별에 울분을 토해 민권운동의 전사로 나서고 베트남 전쟁 참전도 거부하는 등 알리의 인생이 '걸어다니는 극장'으로 불릴 정도로 다이내믹했다는 점도 할리우드 관계자들의 시선을 잡았다.
알리의 타계 소식이 알려진 뒤 할리우드를 찾은 많은 방문객이 알리의 명판 앞에서 애도를 표시했다고 미국 언론은 소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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