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셀 국무차관보 “우리가 원하는 건 북한 무릎 꿇리려는 게 아냐”

리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왼쪽)이 31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만난 모습
리수용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31일(이하 현지시간) 중국을 '깜짝' 방문한 데 대해 미국정부와 미국 내 전문가들은 기대를 나타내거나 비판하는 대신, 예의주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국무부는 리 부위원장의 방중이 현재 한반도 정세 등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한 연합뉴스의 질의에 "중국 측에 문의해 달라"며 답변하지 않았다.
이런 미국 정부의 반응에 대해 외교 소식통들은 북한과 중국 사이의 접촉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지켜보면서 필요한 경우 대응하겠다는 입장일 것이라고 풀이했다.
리 부위원장은 북한 지도자인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후견인' 역할을 했고 처형된 장성택의 측근으로 일해 오며 중국과의 연결고리를 가진 인물로 알려졌지만, 북중 관계가 최악 수준으로 냉각된 상황에서 리 부위원장의 방중이 얼마나 두드러진 성과를 낼지는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올해 초 북한에서 4차 핵실험과 장거리로켓 발사를 감행하면서 북한에 대한 중국의 시선은 싸늘해졌고, 지난 3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제재 결의안 2270호를 채택하고 이 결의안을 이행하는 과정에 중국은 이전보다 훨씬 적극적이었다.
미 국무부에서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 부차관보로 일했던 에번스 리비어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점점 북한에 인내심을 잃어 왔음"을 감안할 때 최근 북한의 대중국 외교가 "그다지 신중하게 마련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 신문은 리 부위원장의 방중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의 최대 교역상대이자 후원자 격인 중국에 다시 손을 벌리려 하는 셈이라고 풀이하며 리 부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수 있을 지 불분명하다고 풀이했다. 이는 중국 외교부의 화춘잉 대변인이 사견을 전제로 시 주석과 리 부위원장의 면담 성사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 것과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미국은 리 부위원장의 이번 방중 결과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실마리로 연결될 여지가 남아 있다는 점도 내비쳤다.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이날 국무부 브리핑에서 다음 주로 예정된 미·중 전략경제대화에 대해 설명하며 "우리가 원하는 결과"는 "북한을 무릎 꿇리려는 게 아니라 정상 상태로 돌아오게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가 희망하는 성과는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놓고 협상하기로 합의하는 것"이라고 말한 러셀 차관보는 "중국이 전적으로 협력해 준다면 우리(미국)는 우리의 목적에 도달할 크게 향상된 기회를 갖게 되고, 우리는 전략경제대화를 양자(미국과 중국)가 원하는 결과를 어떻게 하면 더 빨리 얻을지 알아내는 기회로 삼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신화통신은 리 부위원장이 사흘 간의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이 일정이 지켜진다면 리 부위원장이 북한으로 되돌아가는 시점부터 미·중 전략경제대화가 시작되는 오는 6월 6일 사이에는 나흘의 시간이 있게 된다.

미국 국무부 청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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