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중해 사망자 급증 속 터키와 송환협정 와해 위기

지중해 난민 사망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이탈리아 해양경비대가 지난 30일 지중해에서 난민 구조 활동에 나서고 있다.
지중해를 건너다 희생되는 난민이 급증하고 유럽연합(EU)과 터키 간 난민송환협정이 와해 위기에 처하면서 난민대책에 부심하는 EU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U와 터키가 난민송환에 합의하고 발칸 국가들이 국경통제를 단행함으로써 소위 터키-그리스 루트의 난민 유입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리비아-이탈리아 루트 난민 유입이 급증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지난주 한 주에만 보트를 타고 리비아 해안을 떠나 지중해를 건너던 난민 1만3천∼1만5천여명이 구조되고 700여명이 숨졌다.
리비아에서 이탈리아로 가는 지중해상에서 지난 25∼27일 사흘간 연이어 난민을 가득 태운 선박이 전복되거나 난파되는 사고 3건이 발생했다.
리비아 해안은 지난 수년 간 중동, 아프리카 난민이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향하는 길목으로 이용됐다.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등은 이탈리아에 대해 난민에 대한 국경통제를 강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몰려드는 난민을 통제하거나 수용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난민의 서유럽행을 방치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또한 리비아도 2011년 '아랍의 봄'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이후 정국 혼란이 계속됨에 따라 터키의 사례와 같이 난민송환 협정을 맺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리비아에서 이탈리아로 들어온 난민은 지난해 15만명에 달했으나 올해는 3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U-터키 난민송환협정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터키로부터 그리스로 넘어오는 난민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U 국경경비기관인 프론텍스는 4월에 터키를 출발해 그리스에 도착한 난민이 2천700명이며 이는 전 달에 비해 90%나 감소한 것이라고 밝혔다.
EU와 터키는 지난 3월 난민송환협정을 맺었다. 협정에 따르면 터키로부터 그리스에 도착한 난민 중 불법 이주민을 터키가 다시 전부 받아들이는 대가로 EU는 터키에 자금을 지원하고 터키 국민에 대한 비자 면제 시행 시기를 앞당기기로 했다. 또한 터키의 EU 가입협상도 서둘러 진행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비자면제 요건을 둘러싼 EU와 터키 간 갈등으로 난민협정이 폐기될 가능성이 제기됨으로써 EU의 난민대책이 총체적 위기에 처했다.
EU가 터키에 대해 비민주적 요소가 있는 테러방지법을 유럽기준에 맞춰 개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터키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오히려 터키는 EU가 비자면제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난민송환협정도 무효가 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이처럼 리비아-이탈리아 루트 뿐 아니라 또 다시 터키-그리스 루트까지 위험에 처하면서 EU가 난민대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EU는 우선 EU 해군의 난민 밀입국 조직 퇴치 작전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 리비아 해안에서 난민선이 전복돼 770명이 사망하는 최악의 참사가 발생한 직후에 열린 EU 긴급정상회의는 난민선 출발지인 리비아 인근 해역에서 밀입국업자를 단속하고 이들이 소유한 난민선을 파괴하는 등의 군사작전을 전개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EU 지중해 해군은 지난해 6월부터 군함과 항공기, 드론(무인기) 등을 동원한 정찰과 정보수집 활동 등 1단계 작전을 벌인데 이어 10월부터 밀입국 선박을 나포하고 파괴하는 등의 2단계 작전(작전명 소피아)을 수행하고 있다.
엔리코 크레덴디노 EU 해군 지중해작전 사령관은 지난해 10월 2단계 작전 시행 이후 69명의 난민 밀입국업자와 인신매매 업자를 체포해 이탈리아 당국에 인계했다고 밝혔다.
EU 해군은 2단계 작전에서 난민 밀입국 선박 114척을 검색하고 난파 위기에 처한 난민 선박에서 수만 명의 난민을 구조했다. EU는 리비아 해역에서 국적기를 게양한 선박을 단속하고 밀입국 선박을 파괴하는 다음 단계 작전을 검토하고 있다.
EU 해군이 리비아 해역에서 작전을 수행하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또한 리비아 연안에서 군사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리비아군 당국과 사전 조율이 필요하다. 하지만 내전 상황이 계속됨에 따라 리비아 당국의 협조를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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