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혈사태 이-팔 갈등 자극…일각서 ‘히틀러 옷을 파는 셈’
미국 최대 할인매장 월마트가 오는 31일 할로윈을 앞두고 어린이용 이스라엘 군인 복장과 아랍인을 희화화한 라텍스 재질의 코 모형을 판매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알자지라 방송과 영국 공영방송 BBC 등 외신들이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내 아랍계·이슬람계 인권 단체인 미국아랍비차별위원회(ADC)는 "어린이용 이스라엘 군인 복장과 ‘셰이크 파긴 코(Sheik Fagin Nose)’는 우리에게 모욕감을 준다"며 "미국 내에서 아랍인을 상대로 한 증오범죄를 일으킬 소지도 있다"고 월마트에 항의했다.
미국-이슬람 관계위원회(CAIR)와 미주팔레스타인인네트워크공동체(USPCN) 등 다른 인권단체들도 월마트와 아마존닷컴, 이베이 등에 전화해 이의를 제기했다.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폭력 사태가 계속돼 국제사회가 중재에 나선 가운데 어린이용 이스라엘 군복을 판매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폭력 사태로 5주동안 팔레스타인인 52명과 이스라엘인 11명이 사망했다.
매부리코 모양인 셰이크 파긴 코는 아랍인을 인종차별 한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동양인으로 치면 ‘찢어진 눈매’가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식이다. 셰이크는 이슬람 교주와 부족장 등을 뜻하는 단어인데, 여기에 찰스 디킨스의 소설 ‘올리버 트위스트’에 나오는 늙은 소매치기 ‘파긴’의 이미지를 덧씌워 이슬람을 모독하고 아랍인에 대한 편견을 심어줬다는 얘기다.
월마트는 어린이용 이스라엘 군복과 셰이크 파긴 코를 각각 27.44달러(약 3만원), 9.52달러(약 1만7000원)에 판매했다. 현재 월마트는 이 물건들에 대한 판매를 모두 중단한 상태이다. 그러나 셰이크 파긴 코의 경우 여전히 아마존닷컴에서 ‘술탄의 코(Sultan Nose)’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셰이크 파긴 코를 만든 업체 대표는 "몇 년 전 인수한 라텍스 제품 생산 라인에서 만든 것으로, 이런 물건이 팔리고 있는지 미처 알지 못했다"며 "바로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상에서도 이들 할로윈 복장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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