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생명체의 증거는 호주 서쪽 드레서 지층에서 발견된 스트로마톨라이트 화석으로 35억년 된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에서는 역시 호주 잭 힐스에서 발견된 41억년 된 흑연이 생명체의 흔적이라고 보고 있다. 지구의 역사가 45억년 정도니까 어느 쪽이더라도 무척 오래된 셈이다.
그 후 수억년이 지나 제2의 생명 탄생이라고 불러도 좋을만큼 중요한 사건이 일어난다. 광합성이 그것이다. 그전까지 존재했던 단세포 생명체는 바다에 떠다니는 영양분을 섭취하며 생활했다. 그러나 그때부터는 햇빛과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글루코스 같은 영양분을 스스로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다시 10억년의 세월이 흘러 이제는 햇빛과 물,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탄수화물 복합체를 만들어내고 그 부산물로 산소를 배출하는 산소 광합성이 탄생했다. 지구 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산소는 산소 광합성을 처음 시작한 남세균과 이를 흡수해 자신의 일부로 삼은 해조류가 만들어낸 것이다.
        
        첫 해조류는 단세포였으나 이것이 모여 군락을 이루고 다시 결합해 지금과 같은 해초가 됐다. 지금도 이들은 지구에서 생산되는 산소의 50%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초원과 밀림, 숲에서 자라는 모든 식물들의 조상이 해조류인 점을 감안하면 산소와 해조류와의 관계는 더욱 깊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생명체는 산소가 없이는 생존에 필요한 ATP 에너지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산소가 없으면 불이 꺼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것만으로도 모든 인간과 동물들은 해조류에 감사하며 살아가야 한다.
그러나 해조류가 주는 혜택은 이것만이 아니다. 켈프 숲을 비롯한 해저 식물들은 단위 면적당 이산화탄소 흡수율이 육지 식물의 20배에 달한다. 지구 온난화 방지에 누구보다 큰 기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은 또 물고기의 보호처 역할을 할뿐 아니라 폭풍으로부터 해안이 쓸려나가는 것을 막아주고 육지에서 흘러나오는 오염 물질을 흡수해 환경을 보호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해조류는 크게 홍조류와 녹조류, 그리고 이들보다 나중에 생긴 갈조류 세가지로 나뉘는데 홍조류에는 김, 녹조류에는 파래와 매생이, 갈조류에는 미역, 다시마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종류에 관계 없이 이들 모두 영양분이 풍부해 수퍼 푸드로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이들에는 요드와 미네랄, 식이 섬유, 알긴산과 A, B1, B2, B12, E등 각종 비타민이 들어 있는데 이들은 콜레스테롤과 중성 지방, 혈압을 낮춰주고 다이어트와 배변, 혈당 조절을 도우며 관절염과 비만을 막고 독소를 배출하며 항산화 및 항암 작용까지 있다. 2014년에는 갈조류가 혈당을 낮춘다는 연구 보고서가, 2020년에는 김의 정기적인 섭취가 혈압을 내리게 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이보다 더 좋은 식품은 일부러 만들래야 만들기 힘들 것이다. 이들의 또 하나 장점은 값도 비교적 싸고 맛도 있다는 점이다.
이런 해조류의 건강 식품성이 인정되면서 동양의 전유물이던 이들 음식이 세계 각국으로 퍼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해조류의 대표 주자라 할만한 김의 인기는 대단한데 거기에는 최근 ‘케데헌’(KPop Demon Hunters) 등 한국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여기 소개된 김밥도 한몫을 했다.
한국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 9월까지 김 수출액은 8억8천200만 달러로 이는 전년에 비해 14% 증가한 수치다. 2010년 1억 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15년 사이 10배나 성장한 셈이다. 그중에서도 유럽 수출은 폭증하고 있는데 작년 한해에만 40%가 늘었다. 한국 김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70%에 달한다. 더더구나 올해는 바다의 적정 수온이 유지되고 갯병이 거의 돌지 않아 40년만의 최고 수확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해양수산부는 ‘김산업 진흥구역’으로 전남 신안군, 해남군과 함께 충남 서천군을 선정한 바 있는데 전라남도가 한국 김 생산의 80%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서천이 들어간 것은 여기 김이 품질이 뛰어나고 가공 산업이 발달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김은 민물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 자라야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히 포함돼 맛도 좋고 영양가가 높은데 신안, 해남, 서천 등이 그런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서천은 충남 김의 90%를 생산한다.
서양에서 김의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냉동 김밥을 빼놓을 수 없다. 데우기만 하면 편리하게 맛있고 영양가 있는 있는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너도나도 SNS에 이 관련 영상을 올리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 때문에 트레이더 조스에서는 출시됐다 몇주만에 품절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K 푸드의 대표 주자로 라면, 치킨, 삼겹살 등이 뜨고 있지만 건강을 생각한다면 김을 능가할 식품은 없을 것이다. 앞으로는 해조류를 자주 먹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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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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