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40~50마일 강풍으로 75만 가구 정전 피해
나무에 덮쳐 2명 사망
워싱턴주 산불이 극성을 부리고 역대 가장 뜨거웠던 여름을 시샘하듯 8월 마지막 주말에 시애틀지역에 때아닌 강풍이 몰아치면서 엄청난 피해를 냈다. 특히 한인밀집지역에도 대규모 정전이 발생해 가정집은 물론 마켓과 식당 등 업소와 한인교회도 큰 고통을 겪었다.
기상 당국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전부터 밤까지 시애틀 도심지역에 평균 시속 40~50마일, 서부 해안지역에는 60~70마일의 강풍이 소나기와 함께 몰아쳤다. 이로 인해 나무들이 곳곳에서 부러지거나 넘어지면서 전깃줄과 차량, 주택 등을 덮쳤다. 당국은 이날 오후 서부 워싱턴지역 75만 가구에 전기가 끊기는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부한마켓 에드먼즈점에는 이날 오후 1시께부터 전기가 끊겼다. 마켓측은 비상 발전기를 가동해 매장 내 일부분만 불을 켠 상태로 부분 영업을 했고, 냉동식품은 녹을 것에 대비해 창고 안에 있는 대형 냉동고로 옮겼다. 부한마켓 관계자는 “하루 반만인 30일 밤에도 전력 공급이 끊겨 막대한 손실을 봤다”고 말했다.
전력 공급이 끊김에 따라 에드먼즈 일대의 한인 식당들도 이틀 동안 문을 닫았다. 벨뷰에 있는 한인 중국식당 페킹옥도 29일 낮 전기가 끊겨 영업에 큰 차질을 빚었다. 한인교회인 시애틀 연합장로교회는 전기가 나가자 비상 발전기로 마이크만 가동시킨 채 촛불을 켜놓고 30일 주일예배를 진행했다.
시애틀지역 일부 한인들은 정전이 3일째 이어져 큰 불편을 겪었다. 노스 시애틀의 한인 주부 이모씨는 “29일 낮부터 30일 오전까지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밤새 추위에 떨고 밥도 해먹지 못해 멀리까지 가서 사먹는 등 불편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고 호소했다.
때아닌 ‘8월 폭풍’으로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29일 오전 10시 45분께 긱하버 보겐 Blvd에서 가로수가 부러지면서 지나가던 차량을 덮쳤다. 이 사고로 코스트코로 장을 보러 가던 주민 제임스 페이(36)가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으며 뒤 좌석에 있던 3살 딸은 다행히 부상하지 않았다.
페이는 올해 미국 PGA US오픈이 열린 챔버스 베이 골프장의 부매니저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날 오전 페더럴웨이의 한 주택에서 열린 친구 생일파티에 참석했던 뷰리엔의 사마라 이에리노(10ㆍ여)가 마당에서 놀다 부러진 나뭇가지에 덮쳐 숨을 거뒀다.
재해 당국은 30일 낮 현재 왓콤 카운티에서부터 올림피아까지 워싱턴 서부지역 6만3,000여 가구에 전력 공급이 재개되지 않고 있다며 늦어도 1일 오후까지 모든 가구에 전력을 공급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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