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총에 맞기 싫어요. 죽고 싶지 않습니다.”
페어팩스 카운티에 거주하던 존 기어씨는 자신에게 총을 겨눈 경찰관들에게 항복한다는 표시로, 두 손을 들어 자신의 대문 위에 올렸다. 부부싸움으로 시작돼 집 앞에서 한시간 가량 난동을 피웠던 그는, 목격자의 말에 따르면 제풀에 지쳐 있었다. 경찰도 출동한 후 30여분 간 열심히 그를 설득했다. 하지만 사건이 마무리 되고 있는 와중에 한 발의 총성이 울렸고 존 기어 씨는 쓰러졌다.
2013년에 벌어진 그 사건당시 존 기어 씨는 비무장 상태였다. 현장을 목격한 가족들은 울부짖었다. 그를 쏜 경관은 용의자가 갑자기 허리춤에 손을 대 방어를 위해 총을 쐈다고 말했다. 다른 3명의 경찰관들은 기어 씨가 손을 움직이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언론은 경찰의 과잉진압을 성토했다.
하지만 그게 다였다. 카운티 정부는 사건을 덮으려고만 했다. 법원의 명령으로 17개월이 지난 후에야 카운티는 총을 쏜 경관의 실명을 포함한 위와 같은 사건의 진상을 공개했다.
미국 경찰의 공권력 사용은 자기방어적인 성격이 강하다. 총기소유가 보장된 나라에서 범인의 총에 목숨을 잃는 경우가 발생하다보니 법집행을 하는 경찰들이 용의자를 쏘는 경우들이 어쩔 수 없이 생긴다.
페어팩스 카운티에서도 지난 10년 동안에만 6명의 비무장 주민이 경찰이 쏜 총에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지난 75년간 카운티 경찰 역사상 단 한명도 과잉진압을 이유로 기소된 바 없었다. 내부조사 결과도 발표된 적 없었다.
그동안 경찰이 행한 공권력 집행 행위는 모두 정당했나? 주민들의 질문에 카운티 정부는 그 어떤 해명 없이 수십년을 침묵했다.
이러한때 존 기어 사건은 주민들의 민심에 불을 지폈다. 정치인들도 선거를 앞두고 민심의 변화를 읽었을 것이다.
지난 23일 섀론 불로바 카운티 수퍼바이저회 의장이 구성한 경찰공권력남용방지 대책위원회 첫 모임이 열렸다. <본보 25일자 A7면 보도> 위원회에는 언론인, 시민단체장들을 포함해 피해자 가족과 일선경찰들도 포함됐다.
“정치 쇼라는 생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2006년 비무장 상태로 총에 맞아 숨진 아들을 대신해, 경찰들의 잘못된 관습을 바로 잡아야 하기에 이 위원회에 참가하게 됐습니다.”
대책위원으로 회의에 참석한 피해 유가족 샐 쿨로시 씨는 경찰관계자 옆에 앉아 이렇게 말했다. 방청석을 메운 주민들은 단 한번, 그의 발언에 박수를 보냈다.
공권력은 주민들이 쥐어준 힘이다. 남용해서 시민들에게 해악이 된다면 범죄다. 경찰에 대한 존경심을 되살릴 길은 그들의 행위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방법뿐이다. 힘겹게 시작된 과잉진압 대책 마련 움직임이 결실을 맺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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