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3일(현지시간) 지난해 12월 인질로 붙잡은 요르단 조종사를 산채 태우는 장면을 담은 22분짜리 동영상을 공개했다.
IS의 공식 매체인 알 푸르콴이 제작해 온라인에 배포한 동영상에는 요르단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 중위로 추정되는 인물이 금속제 철장에 갇혀 불꽃에 삼켜지는 모습이 담겼다. 그러나 동영상에 있는 인물이 알카사스베 중위인지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이다.
동영상은 3일 공개됐지만 요르단 국영 TV는 알카사스베 중위가 1개월전인 “1월3일 순교했다”는 자막을 삽입했다.
알카사스베 중위는 지난해 24일 수니파 무장세력의 실질적 수도인 시리아 라카에 대한 미국 주도의 공습에 F-16 전투기 조종사로 참여했다가 기체가 추락하는 바람에 IS 무장대원들에 의해 생포됐다.
IS는 서방 측 기자와 자원봉사자 등을 인질로 잡고 있었으나 미국 주도의 연맹군에 속한 군인을 생포한 것은 알카사스베 중위가 처음이었다.
이후 IS는 이라크 북부 모술시간으로 29일 일몰 때까지 사형수 사지다 알리샤위와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를 교환할 준비가 되지 않으면 요르단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 중위를 살해하겠다는 메시지를 공개했다.
그러나 요르단 정부는 30일 “IS가 석방을 요구한 알리샤위와 알카사스베 중위 맞교환에 응할 준비가 됐지만 그의 생존 증거를 받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어 IS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IS는 지난달 31일 오전 일본인 언론인 고토 겐지(47)을 참수했음을 보여주는 영상에 이어 3일 알카사스베 중위의 화형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유포했다.
IS가 맞교환을 요구한 알리샤위는 수십 명의 목숨을 앗아간 2005년 요르단 암만의 호텔 테러에 가담해 교수형을 선고받고 요르단에 수감된 이라크 출신 여성이다.
한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3일 IS에 생포돼 억류됐던 요르단 조종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불에 태워져 살해되는 모습의 영상이 공개된 데 대해 “IS의 야만성을 보였주었다"고 비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관련 영상에 대해 보고받은 뒤 “IS가 어떤 이념으로 활동하든 (그 이념은) 파산상태"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만약 영상내용이 맞다면 IS를 분쇄·파괴하려는 국제사회의 의지를 한층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버내딧 미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요르단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 중위의 살해장면으로 추정되는 영상의 존재를 알고 있으며, 정보기관들이 공동으로 진위를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한 대변인은 미국이 “IS의 행위를 강력하게 규탄하고 IS에 모든 억류자들의 즉각 석방을 촉구한다"며 이번 일과 관련해 미국 정부는 “요르단 국민, 정부와 연대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현재 IS는 영국인 기자 존 캔틸과 미국 국적의 여성 자원봉사자 등 2명의 서방 인질을 억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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