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 조폐국, 생산 종료
▶ 은행·소매업계 부족사태
▶ ‘울며겨자먹기 반내림’
▶ 한동안 혼란 이어질 것
미 전역에서 ‘1센트(페니· penny) 동전’ 부족 사태가 현실화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월 1센트 동전 생산 중단을 전격 결정한 이후, 상점과 은행이 잔돈을 맞춰줄 동전이 바닥나면서 유통·소매 업계가 혼란에 빠졌다. 월스트릿저널(WSJ) 등에 따르면 전국 각지의 은행들과 소매 업체들은 페니가 동나면서 고객들에게 정확한 거스름돈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센트(페니) 동전의 생산을 중단할 것을 지시한 가운데 지난 12일 필라델피아 조폐 시설에서 마지막 유통용 1센트 동전 생산이 이뤄졌다. 추가 생산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은행들과 전국 소매업체들은 벌써부터 페니를 구하기가 힘들다고 지적한다.
루이지애나주에 위치한 개런티 뱅크앤드트러스트 측은 “지난 8월 이후 연방준비제도(FRB·연준)로부터 페니 공급이 중단됐다”며 “보유하던 1,800달러어치 동전이 2주 만에 동났다”고 말했다.
연방 조폐국은 지난해 32억3,000만개의 페니를 발행했지만, 문제는 이들 동전이 거의 재순환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미국인은 페니를 유리병에 모아두거나 장식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경제로 되돌아오는 비율은 극히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연준 산하 170개 동전 유통 터미널 중 약 3분의 1이 이미 페니 입출금 업무를 중단한 것도 공급난을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에 일부 지역에서는 페니가 남아돌고, 다른 지역에서는 완전히 바닥나는 ‘동전 불균형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소매 업계는 난감한 상황이다. 일부 고객들이 여전히 페니 거스름돈을 원하지만 페니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부 업소들은 페니 대신 5센트를 거스름돈으로 주는 상황도 비일비재하다.
펜실베이니아주에 본사를 둔 편의점 체인 ‘시츠’(Sheetz)는 최근 고객들에게 “페니 100개를 가져오면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이벤트까지 열었다. 또 다른 소매업체는 “소송을 피하기 위해 결제액을 반올림해 내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티끌모아 태산이라고 수백달러의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주에서는 현금 거래 시 금액을 상향 반올림하는 것이 불법으로 간주돼, 소매점들이 모두 하향 반올림(내림)으로 계산하고 있다.
중서부 편의점 체인 ‘퀵트립’(Kwik Trip)은 모든 현금 결제액을 가장 가까운 5센트 단위로 내림 처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손실액만 연간 약 3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센트 동전 제조 비용이 액면 가치보다 더 크다며 지난 2월 재무부 장관에게 1센트 동전 신규 생산 중단을 지시한 바 있다. 연방 재무부는 1센트 동전 생산 비용이 1개당 1.69센트에 달한다고 평가한 바 있다. 생산 중단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는 연간 5,6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다.
생산 중단 후에도 1센트 동전은 여전히 법정 화폐로 남게 된다. 재무부는 현재 약 3,000억개의 1센트 동전이 시중에 유통되는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연방 의회에는 ‘커먼 센츠 법’(Common Cents Act)이라는 법안이 발의돼 있으며, 이 법은 현금 거래 시 결제 금액을 가장 가까운 5센트 단위로 올리거나 내리는 방식을 제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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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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