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퍼스타 경연장이 된 무대
180개국에 중계, 시청자 수억명
비욘세, 마돈나 등 앨범 판매 폭증
돈 내고 출연권 따낸다는 소문도
◈ 캐스팅은 인기 순이 아니다?
작년 ‘손가락 욕’ 홍역 치른 NFL
섭외 까다로워져, 올해는 케이티 페리
젊은 여성에 풋볼 확산 노린 듯
■ 수퍼볼 하프타임 쇼의 경제학
지난해 2월2일 전국은 떠들썩했다. 미 국민 대부분이 텔리비전앞에 모였다. 하루 동안 5,500만 잔의 맥주를 마셨다. 치킨과 피자도 불이 나게 팔렸다. 추수감사절 다음으로 음식을 가장 많이 소비했다.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스포츠, NFL 프로풋볼의 결승전인 수퍼보울이 열린 날이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수퍼보울이 열리는 날은 명절이나 다름없다. 지난해만 5억5,000만달러의 경제효과를 유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기업들은 광고를 내기 위해 ‘쩐의 전쟁’을 펼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30초 분량 광고비는 400만달러였고 수퍼보울 평균 시청자 수는 1억840만명이었다.
미국 대중 음악계도 수퍼보울의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않다. 경기 2쿼터와 3쿼터 사이의 해프타임 쇼가 펼쳐지는 12분은 금맥이다. 스탠드를 채운 관중만 8만명이다. 여느 대형콘서트에서도 달성하기 힘든 숫자다.
TV로 만나는 대중은 그 이상이다. 미국을 넘어 180개 국가에 중계된다.
수퍼보울 해프타임 쇼가 세계 최대의 무대인 셈이다.
시청자들의 눈과 귀가 해프타임쇼에 더 집중된다. 시사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지난해 덴버 브롱크스와 시애틀 시혹스의 수퍼보울 경기시간 내내 평균 시청자 수는 1억1,150만명이었다. 가수 브루노 마스가 무대에 올랐을 때는 시청자 수가 1억1,530만명이었다.
해프타임 쇼 출연은 종종 잭팟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수퍼보울 공연’을 마친 뒤 마스의 최신 앨범 ‘언오소독스 주크박스’의 판매량은 전주보다 180% 늘었다. 2013년의 주인공 비욘세의 앨범 ‘4’도 123%나 더 팔렸다. 2012년 무대에 오른 마돈나는 앨범 캐털로그 판매량만도 410% 급증했다. 수퍼보울 이후 콘서트에서 비욘세는 2억1,200만달러를, 마돈나는 3억500만달러를 각각 벌어들였다. 수퍼보울 해프타임 쇼 효과였다. 수퍼보울이 대중 음악계의 막후 실력자라 할 만하다.
수퍼보울의 해프타임 쇼는 1967년부터 시작됐다. 시청률과 광고비 증가에 기여했다. 하지만 한동안 안일했다. 지명도는 있으나 대중을 흥분시키기엔 부족한 가수들이 무대에 올랐다.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은 해프타임 쇼의 맹점을 놓치지 않았다. 1992년 글로리아 에스테판이 쇼를 펼칠 때 폭스 TV는 인기 코미디 ‘인 리빙 컬러’를 임시 편성해 방송했다. 수퍼보울을 패러디한 내용이었다.
2,200만명이 해프타임 쇼 때 폭스TV로 채널을 돌렸다.
수퍼보울을 주최하는 NFL는 위기감을 느꼈다. 1993년 마이클 잭슨을 긴급 투입했다. 수퍼보울 시청률이 이전 해보다 8.6% 뛰었다. 해프타임 쇼의 시청률은 후반으로 이어졌다. 빅스타의 힘이었다. 잭슨의 성공으로 해프타임 쇼는 대형 스타들의 경연장이 됐다. 브루스 스프링스턴과 폴 매카트니, 프린스, 롤링스톤스 등이 수퍼보울을 빛냈다. 수퍼보울은 왕별들의 유명세에 기대고 스타들은 수퍼보울의 파급력에 의지하는 공생관계가 형성됐다. 가수들의 경합이 치열해지면서 NFL에 돈을 내고 해프타임 쇼 출연권을 따낸다는 소문까지 떠돈다.
단지 인기만 있다고 NFL의 낙점을 받을까? 2004년 자넷 잭슨의 가슴노출과 지난해 랩퍼 M.I.A의 손가락욕 사고를 치른 NFL의 입맛은 까다롭다. 오는 2월1일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서 열릴 수퍼보울의 해프타임 쇼주인공은 케이티 페리다. 2008년 ‘아이 키스드 어 걸’과 ‘핫 엔 콜드’로 차트 정상을 차지한 인기가수다. 트위터에만 6,380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는 유명 가수인데도 페리는 “내 꿈을 넘어선 듯한 기분”이라며 감격해 하고 있다.
NFL이 페리를 선정한 이유는 뭘까. ‘건전하고 젊은 이미지를 지닌 여성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로이터 통신은 “NFL이 스프링스틴과 매카트니처럼 베이비붐 세대가 좋아할 가수보다 젊은 가수로 승부를 걸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젊은이와 여성에게 풋볼의 인기를 확대하려는 의도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페리의 ‘로어’와 ‘파트 오브 미’는 여성의 힘을 강조하는 가사들을 담고 있다. 부모들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야후 페어런팅’의 편집국장 린제이 파워스는 “페리는 아주 잘 나가는 가수는 아니나 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쇼를 보기에 편안하게 생각할 수 있다”고 로이터 통신에 밝혔다.
타임은 지난해 약혼녀 폭행장면이 공개돼 물의를 빚었던 풋볼스타 레이 라이스의 그림자를 지우려는 NFL의 의지도 페리 선정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제 아무리 인기 많은 가수 레이디 가가라도 수퍼보울 무대에 오르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수퍼보울은]
"49회째 맞은 미 최대 스포츠 축제... 내일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서"
미국 최대 스포츠 축제 제49회 수퍼보울(SuperBowl XLIX)은 2월1일 오후 3시30분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피닉스 대학교 스테디엄에서 막을 올린다. NFL왕좌를 놓고 디펜딩 챔피언 시애틀 시혹스와 뉴잉글랜드 페이트리어츠가 단판 승부를 펼친다.
올해 수퍼보울의 메인 중계방송사 NBC는 30초 광고를 사상 최고가로 모두 팔았다. 단가는 평균 450만달러. 1초당 15만달러다. 올해 총 광고 판매액은 3억5,9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기업 중에는 기아자동차가 참여했다. 또 배우 이병헌이 출연한 영화 ‘터미네이터5’ 예고편도 광고에 등장한다.
시애틀은 수퍼보울에서 NFL 역대 8번째로 2년 연속 우승을 노린다. 공교롭게도 가장 최근에 2년 연속우승 트로피 ‘빈스 롬바르디’를 들어 올린 팀은 뉴잉글랜드(2004~05)다.
뉴잉글랜드는 미국의 연인으로 불리는 스타 쿼터백 톰 브래디가 믿을 구석이다. 이미 세 차례나 수퍼보울 우승을 경험한 브래디는 이번에 우승하면 조 몬태나, 테리 브래드쇼와 함께 최다 우승(4회)을 기록하는 쿼터백이 된다. 반면 시애틀은 프로 3년 차 러셀 윌슨의 패기에 기대를 건다. 윌슨은 상대가 강할수록 더 강해진다. 지난해 수퍼보울에서 ‘세기의 쿼터백’으로 통하는 덴버 브롱크스의 페이튼 매닝을 압도하고 팀에 우승을 안겼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