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건은 발생부터 지금까지 기괴함으로 가득 차 있다. 사주는 사교의 냄새를 풍기는 종교집단의 지도자이고, 침몰하는 배에서 선원들은 자신들은 탈출준비를 하며 대부분이 학생인 승객들에게는 선내에서 가만히 있으라는 기괴한 지시를 내려 떼죽음을 불러왔다.
국민이 떼죽음을 당하는 변고가 생겨도 사고 수습을 지휘해야 할 국정책임자가 일곱 시간 동안 실종된 일은 정말 기괴하다. 도대체 사고보다 더 중요한 일이 무엇이었는지 의문을 제기하면 국가원수 모독이라는 대답이 돌아오는 건 더 기괴스럽다.
사고를 예방하지도 못하고 구조도 못하고 사후조치도 못하는 철저하게 무능하고 무책임한 집권세력이 선거에서 승리한 건 기괴함이란 말로 표현하기도 부족하다. 하루아침에 자식 잃은 부모들이 그 무너진 가슴을 안고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게 민생경제를 망치는 일로 비난받는 것은 기가 막힐 일이다.
한국 근대사에서 벌어진 어떤 사건도 세월호의 기괴함에는 따라올 수가 없다. 이쯤해서 나는 죽은 아이들에게 솔직하게 말할 수밖에 없다. “아이들아, 정말 미안하다만 너희들이 이런 기괴한 나라에 태어난 게 잘못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구나. 다음엔 기괴하지 않은 나라에 태어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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