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하는 이곳 캘리포니아에 연이어 발생하는 소규모 지진에 불안했었다. 결국 지난 24일 와인 생산지 나파밸리에 규모 6.0의 강진이 발생했다는 뉴스에 올 것이 왔나 하고 가슴이 요동쳤다.
깨어진 와인병들 위로 일본에 체류하던 1995년 당시 고베 대지진의 장면들이 오버랩 되면서 2년간 머물 때 시달렸던 긴장과 공포가 되살아났다. 내가 살던 도쿄에는 피해가 없었지만 문명의 공든 탑인 고층건물이 무너져 내리고 도로가 끊기고 땅이 갈라지고 화재에 휩싸인 고베를 TV로 지켜봤다.
삶의 터전 자체가 흔들리니 그 불안과 공포가 일본인의 의식에 늘 잠재해 있는 듯 했다.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원령공주’에 나오는 숲의 정령이나 재앙신처럼 만물에 신이 깃들어있다고 믿는 애니미즘 토속신앙도 흔들리는 실존 앞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절박감 때문이 아닐까 여겨진다.
남의 나라 얘기할 때가 아니다. 한국도 미국도 지구상 어느 곳도 안전지대는 없다. 피해갈 수 없다면 철저한 대비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 밖에 없다. 한 가지 더, 마음의 준비도 필요하다.
사랑의 표현을 내일로 미루지 않는 것도 그런 준비의 하나이다. 자연재해 뿐 아니라 테러 등 각종 위험이 넘쳐나는 대지 위에서 어떻게 평정심을 갖고 살 지 마음 훈련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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