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죄발생은 23% 증가·범인체포는 46% 감소 사건현장 취재기자들도 대낮 강도 피해 빈번
▶ 치안구역 5개로 나누어 커뮤니티와 범죄퇴치 연합전선 모색
샌프란시스코만 연안에 위치한 북가주의 도시 오클랜드가 범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인구 39만6,000명의 오클랜드는 이미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범죄율이 높은 도시로 2012년 126건의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전해에 비해 22%가 증가한 숫자다. 같은 기간 동안 강간은 20%, 강도는 24%, 절도는 4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범죄자 체포율은 2011년에 비하면 11%가 줄어들었다. 예산부족으로 경찰인원이 줄어들기 전인 2009년에 비하면 범죄율이 23% 증가한 데 비해 범인 체포율은 무려 46%가 감소했다. 범죄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백주의 대로’에서 강도를 당하는 범죄의 도시 오클랜드가 커뮤니티와 손잡고 범죄와의 새로운 전쟁을 다짐하고 있다.
텔레비전 방송국 보도진들은 취재 중 범죄 피해 당사자가 되었다. 한 베테랑 신문 사진기자의 경우 강절도 당한 카메라가 5대에 이른다.
지난해 11월 한낮엔 한 무리의 강도들이 오클랜드 하이스쿨 앞에서 취재 중이던 KPIX-TV 카메라맨을 폭행한 후 아직도 돌아가는 카메라를 빼앗아 도망쳤다.
지난해 8월 오클랜드 트리뷴의 수석 사진기자 로라 오다는 길거리에서 벽화를 그리는 사람들을 촬영하다가 강도를 당했다. 순식간에 다가온 무장 강도들은 앞뒤로 그녀를 막아서더니 목에 걸린 카메라와 어깨에 멘 카메라 백을 낚아챈 후 옆에 세워둔 그녀의 차에서 랩탑까지 들고 달아났다.
오다 기자는 3개월 후 차들이 번잡하게 오가는 교차로에서 사진촬영을 하다가 총구를 들이 댄 강도에게 또 다시 카메라를 강탈당했다. 한동안 오클랜드 거리 취재를 피했던 오다는 요즘 다시 거리 취재에 나서고 있다. 대신 새로운 규칙 하나를 세웠다 : 한 장소에 5분 이상 머물지 말 것!
기자들에 대한 강도와 폭행이 늘어나면서 오클랜드를 취재하는 보도 형태도 바뀌었다. 일부 언론사는 무장한 사복 경호원들을 동행시키기도 하고 일부 카메라맨들은 오클랜드의 야간취재를 거부하는가하면 거리보다는 경찰서 안에서 더 긴 시간을 보내는 취재 기자들이 많아졌고 사건현장에서도 경찰이 철수하면 동시에 취재진도 서둘러 자리를 뜬다. 목격자들을 찾아 현장 주위를 돌며 벌이는 보충 취재는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어진 것이다.
언론노조들도 무장 경비원과 취재차량의 감시카메라 등 안전대책 강화를 회사 측에 촉구하고 있고 회사 측에서도 “어떤 현장 사진이나 취재도 당신들 목숨을 걸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며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것을 기자들에게 주지시키고 있다.지난 몇 년 다각도로 범죄와의 전쟁을 벌여온 오클랜드 시당국이 이번에 새로 시도하는 대책은 커뮤니티와의 연합전선 구축이다. 앞으로 몇 달 동안 현재 2개로 나누어진 경찰 구역을 5개로 분할하여 집중적으로 벌이는 커뮤니티 폴리싱이다. 각 구역마다 강력한 전담 캡틴을 배치하여 커뮤니티 리더들과 밀접한 접촉을 벌이며 경찰과 주민, 당국과 커뮤니티가 합동으로 범죄퇴치에 나서는 것이다.
범죄율 높은 이스트 오클랜드의 구역에서 오늘, 3월16일부터 첫 시도에 나서는 스티븐 털 캡틴은 범죄와의 전쟁은 경찰의 힘만으로는 결코 이길 수 없다고 강조하며 “커뮤니티가 함께 나서야 한다. 그 커뮤니티에서의 해결책은 커뮤니티에서만이 알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며 우리는 그런 아이디어를 존중한다”고 말했다.
예산삭감의 여파로 2009년 837명이던 경찰관이 현재 611명으로 줄어든 인력감소, 이에 따른 범죄증가에 대한 주민들의 분노와 불만 등으로 오클랜드 경찰의 사기는 땅에 떨어진지 오래다.
젊은 경찰들은 다른 경찰국으로 이직해 오클랜드를 떠나고 있으며 일부 주택소유주들은 자비로 민간경비업체를 고용하여 동네 순찰을 맡기고 있는가 하면 흑인과 히스패닉 지역의 교계지도자들은 ‘시 비상사태’ 선포를 요구하기도 했다.
중국계 여성인 진 콴시장은 향후 5년간 200명 경찰증원 계획을 발표했으나 실현성은 미지수다. 시장 자신도 상당한 세수입 증가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시인한 정도다.
오클랜드는 현재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CHP)와 알라메다 카운티 경찰의 치안지원을 받고 있는 형편인데 주와 카운티의 재정 역시 긴축상태여서 언제까지 가능할지는 알 수 없는 상태다.
오클랜드는 지난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연방당국에 경찰통제권을 압수당할 뻔했다가 간신히 모면했다. 경찰력 남용관련으로 제기되었던 2003년 민권소송에 대해 법원이 오클랜드 경찰의 연방관리를 판결하려다 독립이행 디렉터 선정으로 일단 개선의 기회를 부여한 것. 이번 달부터는 경찰국장의 인사권과 예산결정권을 가진 강력한 독립 디렉터가 임명될 예정이며 디렉터와 함께 LA와 뉴욕의 경찰국장을 역임했던 도시치안의 일인자로 평가받고 있는 윌리엄 브래턴이 오클랜드 경찰국의 새 자문으로 일하게 된다.
지난 주 첫 기자회견을 가진 브래턴은 오클랜드의 범죄 퇴치는 “승산 있는 전쟁”이라면서 향후 3개월 내에 살인과 강절도 등에서 범죄율 하락을 기록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콴시장과 하워드 조던 오클랜드 경찰국장도 독립 디렉터 임명과 유명한 자문 위촉은 범죄전쟁 승리를 향한 올바른 첫 걸음이라고 장담했다.
회의적 시각 또한 만만치 않다. 린넷 맥엘헤니 시의원은 디렉터와 자문 등 층층시하는 혼란만 더할 뿐이라면서 “주민들이 내게 ‘도둑 하나 잡는데 도대체 경찰국장이 몇 명이나 필요합니까?’라고 묻고 있다”라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뉴욕타임스-본보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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