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콘클라베 개막$ 철통보안 속 하루 2차례 투표
12일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열린 콘클라베 첫날 회의에서 115명 추기경들이 투표 개시에 앞서 비밀 엄수를 맹세하고 있다.
세계 11억 가톨릭 신자들의 지도자가 될 제266대 교황 선출이 13일로 미뤄졌다. 12일 바티간에서 열린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 개막 첫 날 새 교황이 선출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부터 시작된 콘클라베는 말 그대로 철통보안 속에 진행됐다. 수세기에 걸쳐 내려온 이같은 교황 선출 절차의 제1 원칙은 바깥세상과의 완벽한 ‘단절’이다.
■외부와 완전 차단된 철통 보안속 진행
콘클라베가 열리는 시스티나 성당은 투표에 앞서 철저한 도청장비 검사를 거쳤다. 사전에 도청장비가 설치됐을 것을 우려해 성당 실내습도를 관리하는 장비마저 제거할 정도다. 회합장소의 카펫을 치우고 전구나 수도관, 전선 등을 세밀히 검사한다. 투표가 시작되면 예배당 내부에는 그 어떤 통신기기도 허락되지 않으며, 전파 차단기가 가동한다.
콘클라베에 참여하는 추기경단은 물론 교황청 내 모든 직원은 투표 개시에 앞서 비밀엄수와 외부개입 배제를 맹세한다.
추기경들은 새 교황이 확정될 때까지 바깥세상과 교류가 전면 금지되며, 이를 어길 경우 교회로부터 파문을 감수해야 한다. 추기경들은 교황청 도착과 동시에 모든 휴대 통신기기를 반납했다. 이같은 절차는 과거 교황 선출 과정에서 로마의 귀족과 같은 외부 세력의 입김을 원천 차단하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반면 보안유지를 위해 고수하는 ‘불변’의 전통도 있다. 콘클라베 기간 허용되는 언어는 라틴어가 유일하며, 모든 투표절차는 펜과 종이로 이뤄진다. 선거 부정의 여지가 있는 전자투표기기는 사용하지 않는다.
콘클라베에 참여하는 추기경단에게는 ‘호텔급’ 숙박시설이 제공되지만, 추기경들이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말 그대로 편안한 휴식이 전부다. 이들 방에는 인터넷은 물론 라디오와 TV, 신문 등 바깥소식을 전하는 그 어떤 매체도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새 교황이 선출돼야 추기경들은 비로소 밀린 페이스북 업데이트를 확인하고 신자들과 기쁨의 트윗을 나눌 수 있다.
한편 교황 선출 투표는 13일로 이어져 오전과 오후 각각 두 번의 투표가 치러지며 교황으로 선출되려면 콘클라베 참석자의 3분의 2인 77명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 의외의 인물 교황 선출 가능
30차례의 투표에서도 차기 교황이 결정되지 않으면 다수 득표자 2명을 대상으로 결선투표에서 최종 결과가 가려진다. 새 교황이 선출되면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는 하얀 연기가 솟아오르고 성당에서 종이 울린다.
현지 언론은 개혁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탈리아의 안젤로 스콜라(71) 추기경과 비유럽권이지만 교황청에 기반이 두터운 브라질의 오딜로 페드로 스체레르(63) 추기경을 유력한 후보로 예상했다. 다음으로는 캐나다의 마르크 우엘레(68) 추기경을 차기 교황에 오를 가능성이 큰 후보로 평가했다.
그러나 현재 두드러지게 선두에 나서는 교황 후보가 없어 결과를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의외의 인물이 선출될 수도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다.
■지난 100년간 콘클라베 진행과정
▲1903년 7.31∼8.4: 이탈리아 추기경 주세페 사르토(비오 10세), 4일간 7차례 투표.
▲1914년 8.31∼9.3: 이탈리아 추기경 지아코모 델라 시에사(베네딕토 15세), 3일간 10차례 투표.
▲1922년 2.2∼6: 이탈리아 추기경 아칠레 라티(비오 11세), 5일간 14차례 투표.
▲1939년 3.1∼2: 이탈리아 추기경 에우제니오 파셀리(비오 12세), 이틀간 3차례 투표.
▲1958년 10.25∼28: 이탈리아 추기경 안젤로 론칼리(요한 23세), 4일간 11차례 투표.
▲1963년 6.19∼21: 이탈리아 추기경 지오반니 바티사 몬티니(바오로 6세), 3일간 6차례 투표.
▲1978년 8.25∼26: 이탈리아 추기경 알비노 루치아노(요한 바오로 1세), 이틀간 4차례 투표.
▲1978년 10.14∼16: 폴란드 추기경 카롤 보이틸라(요한 바오로 2세), 3일간 8차례 투표.
▲2005년 4.18∼19: 베네딕토 16세, 이틀간 4차례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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