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 있어 우리는 행복했다. 12일 막을 내린 런던 올림픽은 한국은 물론 전세계에 있는 모든 한인들에게‘한 여름의 행복 축제’였다. 고난과 역경을 딛고 올림픽 무대에 선 태극전사들이 가는 길마다 새 역사가 쓰여졌고 샛별들의 잔치이기도 했다. 특히 올림픽 축구 대표팀의 한일전 승리와 사상 첫 메달획득은 말로 표현할 수없이 응어러졌던 답답한 가슴을 뻥 뚤어준 쾌거였다. 지난 2주동안 펼쳐졌던 런던 올림픽을 되돌아본다.
■‘팀 코리아’ 목표 초과 달성
금메달 13개,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로 종합 5위. 10-10의 목표를 훨씬 초과했다. 올림픽 시작과 함께 벌어진 사격과 양궁은 한국의 메달밭을 일군 밑거름이 됐다.
한국 사격의 간판 진종오는 팀 코리아에 가장 먼저 금빛 메달을 전해준 전령이 됐고 김장미는 여자 25m 권총에서 금메달을 보탰다.
여자 양궁의 에이스 기보배는 두둑한 배짱을 앞세워 한발 한발로 승부를 결정짓는 숨막히는 슛오프 끝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기보배는 남자 개인전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금메달을 딴 오진혁과의 열애설로 ‘양궁 금메달 커플’ 탄생을 예고, 또 다른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양궁과 사격의 선전에 힘을 보탠 종목은 펜싱과 유도다.
펜싱은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단체전 정상에 올라 한국이 더 이상 펜싱의 변방이 아님을 입증했고 유도는 왕기춘이 노메달에 그쳤지만 ‘에이스’ 김재범과 ‘백전노장’ 송대남이 예상 밖의 금메달을 보탰다.
남자 기계체조의 양학선은 도마에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고 남자 레슬링의 기대주 김현우도 ‘금빛 환호’를 외쳤다.
이밖에 금메달을 목에 걸진 못했지만 ‘마린보이’ 박태환, ‘체조요정’ 손연재는 새로운 미래의 길을 열었다.
■투혼 불사른 구기종목
남자 축구는 올림픽과 월드컵을 통틀어 역대 최고 성적을 남기며 단체 구기종목 가운데 가장 돋보였다. 특히 ‘축구 종가’ 영국을 격파하고 8강 진출, ‘숙명의 라이벌’ 일본을 격파하고 64년만에 처음으로 따낸 동메달은 메달이상의 기쁨을 전세계 한인들에게 선사했다.
배구와 핸드볼, 하키 등 다른 구기종목들은 아쉽게 메달 사냥에 실패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정신력으로 두고두고 회자될 멋진 승부를 만들어냈다. 해외 언론들은 한일전 이후 한국 선수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를 높게 평가하며 ‘투혼의 승리’라고 찬사를 보냈다.
이밖에 여자배구와 ‘우생순’ 여자 핸드볼의 4강 진출은 비록 메달은 목에 걸지 못했지만 진한 감동과 여운을 동시에 안겨준 우리 모두의 승리였다.
■오심으로 얼룩진 런던 올림픽
런던에서만 세 번째 개최된 2012년 올림픽은 ‘오심 올림픽’이라는 오명을 씻기 어렵게 됐다.
지난 4년간 흘린 선수들의 피땀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판정과 경기 운영으로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면서 심판이나 관련 경기단체, 조직위원회 등을 향한 질타의 목소리가 커졌다. 특히 대회 초반 판정 논란의 피해가 우리나라 선수들에게 집중되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
첫 희생양은 대회 2연패를 노리고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경기에 출전한 박태환. 예선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을 냈지만 출발대 위에서 먼저 몸을 움직였다는 불명확한 이유로 실격처분을 받았다. 우리 선수단의 두 차례에 걸친 이의제기로 4시간여 만에 판정은 번복됐지만 박태환이 그날 오후 바로 치러진 결승전 준비를 제대로 했을 리 만무했다.
이튿날에는 유도장에서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조준호가 에비누마 마사와의 남자 66㎏급 8강에서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가 심판위원장이 3심을 불러 재심을 요구하자 결국 판정이 뒤집히는 웃지못할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런던 올림픽의 최대 오심 사고는 펜싱의 ‘멈춰버린 1초’ 사건.
한국의 신아람이 브리타 하이데만(독일)과의 여자 에페 개인전 준결승에서 연장전 1초를 남기고 세 번의 공격을 막아냈으나 네 번째 공격을 허용해 5-6으로 졌다. 네 번의 공격이 이뤄지는 동안 긴 시간이 흘렀으나 ‘1초’는 줄어들지 않았다.
비긴 채 경기를 마쳤다면 신아람이 경기 시작 전에 얻은 어드밴티지로 결승에 오를 수 있었지만 엿가락처럼 늘어진 1초 때문에 눈물을 떨어뜨렸다.
■ ‘뜬 별’과 ‘진 별’
이번 런던올림픽은 걸출한 스포츠 스타들은 경연장으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지만 세월의 무게에 밀린 일부 선수들에게는 ‘고별 무대’가 됐다.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는 4관왕에 올라 개인통산 올림픽 메달 개수를 22개(금18·은2·동2)를 따는 기염을 토했다. 또 ‘번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는 육상 남자 100m, 200m, 계주 400m에서 타이틀을 방어해 2008년 베이징 대회에 이어 올림픽 2회 연속 우승을 달성한 최초의 스프린터가 됐다.
한국 체조의 양학선, 리듬 체조의 손연재는 세계를 놀라게 하는 무대가 됐고 중국 수영의 자존심 쑨양과 ‘신예’ 예스원의 약진도 돋보였다.
반면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지존’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는 대회 3회 연속 우승에 실패하며 쓸쓸히 물러났고, 한국 역도의 자존심 장미란(고양시청)도 부상 후유증에 막혀 노메달의 아쉬움 속에 대회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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