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모임에 갔을 때의 일이다. 어떤 사람들은 묻지도 않는 말에 혼자 자랑하느라 여념이 없다. 무슨 대학을 나왔고, 무슨 일을 한다느니 하면서 자기를 내세우느라 바빴다. 그러자 한 분이 이렇게 대답을 했다. “저는 신문대학 나왔어요” 한다. 짧은 순간에 스치는 생각, ‘신문대학이 있나?’. 그분의 말인 즉 16세 중학교 시절부터 신문을 읽기 시작해 평생 살면서 매일 신문을 읽고 스크립을 해두고 해서 모든 지식과 지혜를 배웠다고 한다. 그래서 대학 안 나왔어도 당당하게 즐겁게 산다고 했다.
참 신선한 얘기로 다가왔다. 신문을 매일 몇 십 년 공부했으니 신문대학 나온 것이 아니겠냐는 얘기다. 신문에는 온갖 세상을 살면서 알아야 할 정치, 경제, 교육, 사회, 음식, 연예가 얘기 등등 정말 다양한 읽을거리가 넘친다.
요즘 인터넷의 발달로 신문을 보는 사람이 점점 줄어든다고 하니 걱정이다. 종이 냄새 맡으며 눈을 두리번 두리번 하면서 읽는 재미를 아는 사람은 전자신문은 어색하기만 할 것이다. 인터넷의 발달로 좋은 것도 있지만, 다 좋은 것만은 아니다. 종이에서 느끼는 감정은 오래된 친구처럼 편안하다. 누워서도 읽고, 어디서나 펼치면 지면이 눈에 쏙 들어온다. 요즘 책들도 안 팔린다고 한다. 종이책보다 전자책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꽤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릴 적에 동대문 근처에 나가 헌 책도 사고 빼곡히 꽂혀 있는 책들을 보고 모두 다 샀으면 하고 바랐던 적이 생각난다.
그 옛날 신문은 보고 나서 아주 유용하게 사용했던 기억들도 난다. 신문으로 돌돌 말아 싸준 붕어빵에 대한 향수와 함께 국화빵, 군밤, 하얀 국수도 신문에 돌돌돌 말아 싸줬던 기억이 난다. 팥이 들어간 붕어빵을 먹으며 신문을 보는 재미도 이제는 찾아 볼 수 없는 옛 추억이 되었다.
묵은 짠지가 맛있다는 말처럼 오랫동안 봐온 신문을 매일 아침에 만나는 시간이 기다려진다. 신문을 만드는데 수고한 분들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신문 배달해 주는 분들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김민정
워싱턴여류수필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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