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 자주 나오는 한인단체가 ‘주류사회를 상대로’ 뭔가를 할 때 그 의도의 순수성을 의심할 때가 적지 않다. 아무리 겸손하고 낮은데서 봉사하는 비영리단체도 지속적으로 일을 해나가기 위해서 자체 홍보를 효과적으로 해야 한다.
북가주 한인단체의 주류사회 참여도는 너무나 미약하다. 한인단체가 ‘우물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주류사회에서 한인사회의 권익을 위해 열심히 뛰는 것이 모든 한인들의 바람이다.
하지만 서로 앞다퉈 생색을 내는 한건주의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 한인사회를 주로 엄두에 두면서, 그 동기도 한인사회로부터 인정을 받으려 하는 경우에는 역효과를 낳는다. 어렵게 만난 주류 인사와의 대화에 별 내용이 없었거나 황당한 얘기만 하다 나오면 한인 망신을 자초한 것이나 다름이 없는데, 한인언론에 기념사진을 돌린다.
지난달 30일 이스트베이한인상공회의소 임원들이 진 콴 오클랜드 시장을 만났다. 예산안 등 때문에 잠잘 여유도 거의 없다는 콴 시장이 한인단체를 위해 40분가량 시간을 낸 것이다.
그러나 대화 내용이 엉뚱하다 못해 보기에도 민망한 수준이었다. 한 이사는 초면인 콴 시장에게 “우리는 한국의 집권당 인사와 고위직 인사를 많이 알고 있으니 한국을 상대할 때 우리를 통해 하기를 바란다. 이 자리에서 우리를 공식채널로 지정(endorse)해 달라”고 했다. 시장은 고맙게도(?) 즉답을 피했다.
같은 이사는 이어 예산적자로 80명의 경찰을 해고한 도시의 시장에게 “안 쓰는 건물이 있으면 한인 문화센터로 쓰게 해달라”고 했다. 이에 시장은 “있었으면 벌써 팔았다”고 답했다. 대화에 엉뚱한 동문서답이 오간 대목도 많았다.
그러나 ‘효과’가 없지 않았다. 콴 시장은 EB상공이 임원들과 찍은 기념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렸다. 그리고 다음날 31일 연방 상무부와 오클랜드항만청이 주최한 ‘대한수출세미나’ 기조연설에서 콴 시장이 “어제 한인상공회의소와 면담을 가졌다”고 ‘자랑’했다. 주류인사가 한인단체와 면담했다고 자랑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면담내용이 그에 걸맞는 수준이 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