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다시 한 번 보고 싶은 얼굴이었다, 아침 신문을 펼치자 눈을 사로잡은 “한국 배우 최초로 해외영화제 평생 공로상 받는 윤정희씨” 에 관한 기사였다.
60,70년대를 휩쓸었던 그의 황금기 때와는 달리 어느덧 환갑을 훌쩍 넘긴 모습이었다.
“삶에 20,30대만 있나요…, 주름살 는다고 걱정할 필요 없어요” 라고 말하는 그녀는 16년 만에 ‘시’라는 작품으로 컴백 하면서 원로 배우 ‘윤정희’로서의 저력을 과시 했다고 한다.
나는 아직 그 ‘시’라는 영화를 보지 못했지만 사진과 함께 난 기사를 읽으며 아름답게 나이든 그녀의 우윳빛 환한 목련꽃처럼 고상하고 단아한 모습을 보았다.
희끗 희끗한 백발과 함께, 주름살 너머로 보이는 자애로움은 오직 연륜만이 쌓을 수 있는 ‘다보탑’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그녀는 동료 배우들에게 ”우리가 먼저 후배들을 안아 줍시다”라고 가슴을 털어 놓으며 나아가 화려하게 군림 하는 영원히 빛나는 스타가 아니라 따사한 손을 펴서 성장해 가는 후배들을 진심으로 배려하는, 혜성처럼 스러져가는 원로로서의 아름다운 면모도 볼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어느 때부터인가 ”곱게 나이 들자”를 화두로 삼아보자고 생각해 온 나에게는 압박감 주는 한 도전으로 다가 올수 밖에 없었다.
이따금 거울 속으로 드러나는 작은 주름살과 검은 반점들을 보면서 ‘보톡스’나 전반적인 피부 관리에 대한 유혹의 끈을 붙잡고, 진솔한 내 마음의 소리와 줄달음질을 한다. 젊음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적어도 ”깨끗이 곱게 늙어가자”라는 이유에서이다. 그래서 베스트셀러나 고전 같은 책 보다는 어떻게 나이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서적들을 더욱 관심을 가지고 본다. 여러 가지로 도움을 얻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어디에도 없다. 그리고 그 나머지는 나 자신의 몫으로 가슴으로 품으며 아름다운 동행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본다.
아무리 아름다운 여성이라 할지라도 나이 들면 시들어 버리는 것이 자연스러운 사실이고 그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약방문은 없나 보다. 천하일색 양귀비나, 금세기를 떠들썩 하게 만든 엘리자베스 테일러 그리고 최첨단의 성형 수술로도 일시적인 효과는 볼 수 있다손 치더라도 오고 있는 엄숙한 자연의 순리를 막을 수 없다는 것 분명한 것이리라.
그러나 여기 걸음을 늦추지 않는 당대에 빛나던 스타 ‘윤정희’씨의 진솔한 삶의 모습을 보며 “80대, 90대 넘어서도 표현할 수 있는 너무나 아름다운 주제가 분명 있을 거라”는 그녀의 희망과 지혜로운 용기에, 성원의 기립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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