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을 하면서 속도제한 표시판보다 빨리 가거나 이유없이 느릿느릿하게 가면 티켓을 받는다. 특히 엉금엉금 기듯이 가면 마약이나 음주 운전자로 간주하고 세워 호흡 테스트 하며, 여러가지 조사를 받는 경우도 있다. 혹은 뒤에서 질주하는 차량에 의해 추돌 사고가 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적힌대로 가는 것이 안전하고 좋다.
1997년 샌 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있었던 빌리 그레이엄 목사 전도대회를 준비하면서, “기독교인의 삶과 증거”라는 성경 공부 강의를 했었다. 그 중에서, 예수님보다 앞서서 빨리가면 교만이 되고, 뒤에서 느릿느릿하게 가면 태만이 된다고 강의했던 것을 기억한다. 예수님보다 빨리 앞서가면서 자신이 그리스도를 이끌려고하는 태도는 교만을 낳는다. 반면, 기독교인이라고 하면서 뒤에서 느릿느릿하게 가다 그리스도의 모습이 전혀 안보이는 지경에 이르면 태만의 생활이 된다. 그러므로, 기독교인들은 그리스도와 동행하는 삶을 살아야한다.
젊을 때였다. 서울 영락 교회의 한 경직 목사께서 심방을 하셔서 예배를 드린 적이 있었다. 말미에 주기도문을 암송하는데, 그 목사님보다 먼저 외워나갔다. 나를 과시하고 싶었던 교만에서 비롯된 일이었다. 교만을 깨닫고 반성하면 더 발전해나갈 기틀을 마련한다. 우리는 실수나 교만에서 항상 배워야한다. 그렇지 못하면, 교만은 자기 과신의 우둔함을 낳는다.
천안함의 침몰 사고로 인해 우리들은 많은 것을 깨달을 수가 있었다. 침몰 직후 보고 체계가 지켜지지 않았다. 이는 규정대로 보고 체계를 지키지 않은 태만이다. 합참의장이나 국방부 장관을 우회해서 청와대로 보고된 것이다. 대통령은 군 통솔권이 있으나, 군사 작전은 깡통이다. 침몰되는 상황에서 대통령으로 부터 작전 지시를 받으려고 청와대에 우회 보고를 했다면 상관에 앞서 청와대로 보고한 교만과 상관을 우회한 태만이 겹쳐진 것이다.
인양 작전을 즉각 시도하지 않은 것은 태만이다. 산소의 양이 이렇고 저렇고 하다 비난의 화살만 받지않았는가? 실종된 군인들과 전사한 군인들을 통해 우리는 교만도 태만도 아닌 즉각 대응으로 한치의 영토도 빼앗길 수 없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져야한다.
침몰 사건이 보도되자 북한은 관련되지 않았다는 어느 정당의 재빠른 성명은 조사가 시작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나온 교만이다. 이제 함미를 겨우 해군 이함대 사령부로 옮겼지만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몇 대학 교수들은 이런 원인 저런 원인 등으로 이미 발표했다. 만약 민군 합동 조사 위원회가 상반된 결과를 내면 어떻게 할 것인가? 미국, 호주, 스웨덴 등에서도 조사단이 파견되는 상황에 조사를 기다려보고 조사 결과 발표장에서 질의 응답을 할 수도 있지않을까? 왜, 그렇게 앞서가야하나?
최 원일 천안호 함장의 인터뷰 기사를 읽었다. 그는 “20년 동안 전투병과 장교로 바다에서 보냈다. 현장에서 있었던 것보다 더 잘 아는 것처럼 상상력을 더하는 게 안타깝다. 군과 해군의 사기를 꺾는 기사를 쓰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고 싶다. 천안함과 국민이 멀어지게 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함장이 침몰되는 배와 함께해야지 살와왔다고 맹비난하는 어느 누리꾼의 글도 읽었다. 최함장은 잘 살아왔다. 현대 해전에서 초계함이 침몰되는 소중한 경험을 한 유일한 함장이다. 그의 경험을 통해 배우고, 다시 바다로 나가 더욱 굳은 각오로 싸울 수가 있지 않은가?
함미가 인양되기도 전에 암초, 내부 폭발, 피로 파괴 (fatigue fracture) 등 상식 밖의 침몰 원인이 제기되었다. 한국의 해군이 자국의 영해에서 암초에 걸렸다면, 무용지물 해군이다. 함장의 화약냄새를 못맡았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내부 폭발이라고 한 사람들은 불신을 조장하는 교만파이다. 피로 파괴라하는 사람들은 파괴 역학에 (fracture mechanics) 나오는 S-N 커브 (Stress ? Life Cycles Curves)라도 좀 공부하고 발언했어야 했다. 교만도 태만도 아닌 각오를 새롭게 다지는 자세로 결과를 기다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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