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 및 학습 장애인을 위한 녹음도서관(RFB&D) 제정 장학금을 받은 김석진(22)씨가 어머니 이문영씨, 아버지 김영준씨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아기 때 실명
책읽기·피아노 등
다재다능
“부모님은 나의 눈과 발이 되어 주셨습니다”
‘시력 및 학습 장애인을 위한 녹음 도서관’(RFB&D)이 주최한 우수학생 장학금 전달식에서 시각장애인 김석진(22)씨는 모든 영광을 어머니 이문영(44)씨에게 돌렸다.
지난 12일 샌마리노의 헌팅턴 도서관에서 개최된 장학금 전달식에서 김군은 “초기 이민자들이나 장애인들이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꿋꿋이 긍정적인 마음으로 매사에 최선을 다할 때 역경 속에 좋은 결실이 있다는 믿음을 나누고 싶으며 개인적으로는 삶의 원동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김군은 8개월 미숙아로 태어나 인큐베이터 안에서 산소 호흡기에 의지하며 생명의 줄을 잡고 있을 때 산소과잉 공급으로 ‘미숙아 망막증’을 앓게 되어 시력을 잃었다.
생후 8개월 만에 시행된 첫 수술을 시작으로 김군은 첫돌 이전에 2번의 수술을 하게 됐지만 현재 빛의 밝고 어두움 정도만 희미하게 구별하고 있는 정도다.
점자를 먼저 습득한 어머니 이문영씨는 김군이 두돌이 될 때부터 말하기, 어휘 능력, 인지 개발을 위해 하루에 몇 권의 책을 읽어주며 심지어 아이가 화장실을 갈 때도 곁에서 책을 읽어주는 정성을 보였다.
초등학교 졸업 때까지 김군은 다른 정상적인 아이들보다 피아노를 비롯한 활발한 예체능 교육을 받으며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의 헌신적인 희생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서울 맹아학교를 거쳐 고등학교 1학년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주한 김군은 파웨이 고등학교의 추천으로 RFB&D 회원으로 가입하며 지식 습득의 갈증을 풀게 되는 계기를 만나게 됐다.
현재 팔로마 칼리지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고 있는 그는 장래 동기부여 연설가나 간증가로 활동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지난 학기에 올 A학점을 받을 만큼 학업에 열중하고 있는 김군은 평점 3.8을 유지하며 틈틈이 컴퓨터와 휴대폰 벨소리 프로그램을 만들며 어릴 때부터 즐겨온 피아노로 작곡도 하는 신세대 청년이다.
LG 전자에 근무하며 묵묵히 뒤에서 김군을 뒷바라지 하고 있는 아버지 김영준(50)씨는 “낙천적이며 활달한 성격으로 사람 사귀는 것을 좋아하는 아들의 성격에 감사하며 장애인이었기에 보지 못한 세상을 알게 해줘서 무엇보다 아들에게 고마운 마음”이라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어휘감각이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아온 김군은 인터뷰 내내 거침없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며 “문명이 발달하고 생활이 풍요로울수록 인간의 마음을 메마르게 하는 것 같다”고 말한 뒤 “이번 일이 한인 커뮤니티가 장애우를 바라보는 편견이 바뀌는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며 장애우를 바라보는 한인들의 시선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장학금으로 휴대폰 화면 낭독을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을 구입, 사람들과의 원활한 소통으로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구하고 싶다며 해맑은 미소로 답했다.
<김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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