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6일 한국의 김 수환 추기경의 선종(善終) 에 관한 여러 소식을 인터넷과 신문 등을 통해 알게되었으며, 죽음의 문턱에서도 선한 싸움을 싸우고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키시는 (디모데 후서 4:7) 그분의 소망의 삶에 숙연해짐을 느꼈다.
다니던 직장이 타주로 이전하게됨에 따라, 조기 은퇴를 앞두고 있을 때였다. 한창 일할 수 있는 나이에 은퇴를 한다는 일이 은연 중에 스트레스를 주고 있었던 것 같다. 평소와 다름없이 점심 때면 직장 동료와 회사 주위를 걷고 있었는데, 그날따라 호흡이 심상찮았었다.
회사의 의무실로 가서 EKG 검사를 했더니 결과가 심히 비정상이라 간호사는 병원 응급실로 바로 가야하는데 혼자서는 못간다고 했다. 아내에게 연락했고, 간호사는 병원에 전화해서 검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었다.
병원에서는 심장마비가 오고 있으니 당장 병원으로 와야한다고 했다. 곧 아내가 도착해서 같이 병원을 향하고 있을 잠시동안 죽음의 문턱에 있는 나의 모습을 돌아봤다. 못다 이루었던 일, 잘했던 일, 못했던 일 등등의 잡다한 생각은 하나도 없이 “이것이 나의 마지막 모습이구나. 나는 이렇게 떠나는구나.”하는 생각 밖에 없었다.
곧 과부가 될 불쌍한 아내의 모습은 전혀 생각되질 않았었다. 죽음이라는 단어 앞에서 그저 평안한 마음이 오히려 이상했었다. 응급실에서는 다시 EKG 검사를 하면서 회사에서 했던 검사 결과를 믿지않았었다. 그 후, 여러 검사를 했었지만 왜 호흡이 곤란했었던지는 아직까지도 규명되지 않았다.
큰 처남이 41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혀에 암이 생겨서 말년에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가족들은 매일 기도와 눈물로 보냈다. 어느 날, 자신이 떠날 때가 되었다는 것을 느꼈는지 처남댁에게 종이와 연필을 달라고해서 자신의 유언을 썼다. 자녀들 셋은 아는지 모르는지 소꼽 장난만 하고 있었다. 그가 쓴 글 내용은 “지난 41년 간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자 하는 소망의 삶을 살다 이제 그 소망을 이루려는데 울지말라”는 것이었다.
성경의 마태 복음 28장에는 그리스도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가 있고 로마 군인들이 “이는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도다”라고 고백하는 이야기가 있다. 내가 세상을 떠나는 날, 나를 두고 “이는 진실로 크리스찬이었도다라는 사람이 있기라도 할까 ?”생각하며 조심 조심 사는 삶이 소망의 삶인것 같다.
죽음의 문턱에서, 내가 이래봐도 한국일보에 칼럼을 쓰고 사진 강의도하고 등등의 이야기는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한다. 신학교를 우등으로 졸업했든, 대형 교회에서 목회를 했든, 떠나는 모습에서 우리는 비로소 그 목회자를 바로 볼 수 있다. 인생에서 나를 사로 잡았던 나의 아집, 위선, 시기, 질투 등등, 그 무엇이라도 죽음의 문턱을 넘을 땐 다 내려놓고 넘는다.
작고한 노만 빈센트 필 (Norman Vincent Peale)목사는 소망의 삶을 태아의 삶에 비유해서 설명했었다. 태아가 엄마의 태중이 편안하고 좋다고 하다가 세상에 나와서는 이런 곳도 있었구나하며 더 좋아하며 산다. 그러므로 우리는 또 한번의 출생을 위해서 죽음이라는 관문을 거쳐야한다. 천국을 향한 이 관문이 바로 죽음의 문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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