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능적인 매력을 뽐내며 가수 겸 배우로서 다재다능한 면모를 보였던 미국 여가수 어사 키트가 25일 결장암으로 사망했다. 향년 80.
키트의 절친한 친구이자 대변인인 앤드루 프리드먼은 키트가 2년전부터 결장암으로 투병해왔으며, 최근 증세가 악화돼 이날 뉴욕의 컬럼비아 프레즈버티어리언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스스로를 ‘섹스 키튼(sex kitten, 성적 매력이 있는 젊은 여성)’이라 불렀던 키튼은 데뷔 이래 지난 60년간 관능미와 우아함의 상징으로 미국인의 사랑을 받아온 뛰어난 가수이자 배우였다.
미국의 유명 흑인 무용가 캐서린 던햄이 이끄는 무용단의 일원으로 연예계 활동을 시작한 키튼은 1948년 영화 ‘카스바(Casbah)’에 출연하며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키튼은 이후 1960년대 미국 최고 인기 TV시리즈 중 하나인 ‘배트맨’ 시리즈에서 캣우먼(Catwoman)역을 연기하면서 많은 팬을 확보하게 된다.
키튼은 또 한 시대를 풍미한 가수이기도 했다. 1954년 첫 앨범을 발표한 키튼의 노래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아이 원 투 비 에빌(I Want to Be Evil)’과 ‘산타 베이비(Santa Baby)’로, 이중 ‘산타 베이비’는 아직까지도 대중이 가장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캐럴로 꼽히고 있다.
TV와 스크린, 대중음악의 영역을 넘나들며 각각 TV, 연극, 음악 부문 최고상인 에미상과 토니상, 그래미상을 두 차례씩 수상한 키튼은 1960년대에 백악관 만찬에 초청받은 자리에서 베트남전을 비난하는 발언을 해 백악관의 블랙리스트에 오르기도 했다.
‘시민 케인’을 제작한 미국의 유명 감독 오손 웰스가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여성’이라고 부른 키튼은 1996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보이기도 했다.
키튼은 이 자리에서 현재 연예산업은 개성이 없다. 겉치레와 쓸모없는 것들에 너무 많이 의존해 재능 없이도 연예산업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고 비판한 뒤 뭔가 가치있는 대상으로 인식되고 싶다면, 무엇인가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워싱턴 AP.AFP.로이터=연합뉴스)
rainmak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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