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앞쪽)로부터 동점 홈런을 친 토니 클락이 베이스를 돌고 있다.
4회 다저스 첫 안타를 뽑아내는 매니 라미레스.
라미레스 데뷔전서 9회말 허무한 병살타
셋업맨 박찬호 ⅓이닝 2실점… 시즌 3패
거포 매니 라미레스가 데뷔한 날 LA 다저스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뼈아픈 역전패를 당해 운명의 4연전에서 2연패를 당했다. 1-0으로 앞선 7회초 선발 클레이튼 커쇼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가 동점 솔로홈런을 포함, 2안타, 1포볼로 2실점하며 역전을 허용했고 결국은 1-2로 경기가 끝나 패전투수로 시즌 3패(4승)의 멍에를 썼다. 라미레스는 1-2로 뒤진 9회말 무사 1루 상황에서 4번째 타석에 들어서 끝내기 역전 투런홈런에 대한 기대가 하늘을 찔렀으나 허무한 숏 병살타를 물러나 ‘할리웃 드라마’ 데뷔전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1일 다저스테디엄에서 벌어진 2차전은 전날 1차전과 판박이 양상으로 전개됐다. 6회초까지 팽팽하던 0-0의 균형이 6회말 다저스가 1점을 선취하며 깨진 것과 곧바로 7회초 D백스가 2점을 뽑아 2-1로 역전시킨 것이 전날과 똑같았다. 결과적으로 그 스코어가 그대로 최종스코어가 된 것도 마찬가지였다. 패배한 다저스는 54승55패가 돼 승률 5할 밑으로 떨어졌고 D백스(57승52패)와 3게임차로 벌어져 주말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이겨도 조 1위자리를 뺏을 수 없게 됐다.
이날 모든 시선은 레프트필더 겸 4번타자로 다저스 데뷔전을 치른 라미레스에 쏠려 있었다. 하지만 경기가 진행될수록 포커스는 라미레스를 떠나 두 팀간의 숨막히는 승부로 이동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마지막 순간 포커스는 라미레스에게 돌아갔고 라미레스가 끝내기 투런홈런 대신 병살타를 치는 순간 다저스테디엄은 바람 빠진 풍선처럼 순식간에 맥이 빠지고 말았다. 라미레스는 이날 4타수 2안타를 기록했으나 단타 2개론 잔뜩 기대했던 팬들을 만족시킬수는 없었다.
다저스 루키 커쇼와 D백스의 백전노장 랜디 잔슨이 마운드 신구 왼손에이스 대결을 펼친 이날 경기는 팽팽한 ‘0’의 균형을 이어가다 다저스가 6회 균형을 깼다. 선두 후안 피에어가 상대 2루수 올랜도 헛슨의 에러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치자 맷 켐프가 좌월 2루타를 터뜨려 1-0 리드를 잡았다.
일단 리드를 잡자 조 토리 감독은 7회초 시작과 함께 셋업맨 박찬호에게 리드를 지켜달라는 중책을 맡겼다. 하지만 박찬호는 첫 타자의 D백스의 왼손 거포 토니 클락에게 2루에 다이아몬드 한복판을 가르는 큼지막한 솔로홈런을 맞아 한순간에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시즌 9번째 피홈런이었다. 순식간에 리드를 잃은 박찬호는 실망으로 집중력이 흔들리며 크리스 스나이더에 좌전안타를 맞았고 희생번트에 이어 대타 채드 트레이시를 포볼로 내보낸 뒤 강판됐다. 그리고 구원 등판한 조 바이멀이 스티븐 드루에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맞고 2루주자가 홈인한 것도 박찬호의 실점이 됐고 이 순간 승패의 명암이 뒤바뀌고 말았다. ⅓이닝동안 2실점한 박찬호의 방어율은 2.66(종전 2.42)으로 올라갔다.
한편 라미레스 트레이드의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다저스는 라미레스 트레이드가 확정된 31일 오후 1시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팔린 입장권 수가 1만1,000여장에 달해 이날 경기가 만원이 됐다고 발표했다.
또한 경기 흐름에서도 라미레스의 존재는 투수진 운용에도 영향을 미쳤다.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라미레스가 2번째 타자로 나서게 되자 토리 다저스 감독은 클로저 조나단 브락스턴을 1-2로 지고있는 9회초에 투입, D백스를 무실점으로 막아낸 것. 하지만 결국 라미레스는 기적을 만들어주진 못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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