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가주행 앞둔 능인선원 지광 스님
1976년 한국일보 입사때 학력 허위기재 고백
“과거에 잘못쓴 이력이 언론에 소개되는 것을 막지 못했고 이를 용기있게 밝히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내 잘못”
유명인사들의 허위학력 파문이 종교계로 확산됐다. 신도수 25만여 명에 이르는 서울의 대표적 도심사찰 능인선원(강남구 포이동) 원장 지광(智光. 속명 이정섭.57, 사진) 스님이 18일 자신의 허위학력 사실을 고백했다.
지광 스님은 이날 오후 능인선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대 중퇴로 알려진 것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앞으로 속죄하는 마음으로 참회 정진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고를 졸업한 뒤 1976년에 학력제한이 없던 한국일보 기자시험에 합격해 입사하면서 이력서에 서울대 공대 중퇴라고 기재한 것을 바로잡지 못하고 지금에 이르렀다면서 1980년 신군부에 의해 언론사에서 강제해직됐다가 입산출가한 후에도 이런 사실을 털어놓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1981년 출가할 때는 몸이 아픈데다 피신자 신세여서 포교활동을 할 생각이 전혀 없었고, 더군다나 입산한 승려에게 학력이 문제가 될 줄 상상하지도 못했다면서 하지만 1984년 능인선원을 개원한 이후 과거에 잘못 쓴 이력이 언론에 소개되는 것을 막지 못했고, 이를 용기있게 밝히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내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신도 7명으로 출발한 능인선원을 대규모 사찰로 키워 불교계에 ‘도시 포교’의 신화를 일궈냈던 그는 선원의 규모가 커지면서 운영문제로 갈등을 겪던 일부 사람들이 학력문제 등 나의 약점을 협박의 재료로 이용해 괴로움을 겪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최근 사회에 허위학력 문제가 불거진 것을 보면서 이번에야 말로 그동안 묻어둔 나 자신의 허물을 드러낼 때가 된 것으로 생각했다며 허위학력을 고백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거취문제와 관련해서는 항상 버리듯 살아왔고 건강이 나빠 죽음과 삶의 능선을 많이 넘나들었다면서 참회하며 사는 것 외에 다른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지광 스님은 2002년 방송통신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동국대 불교대학원 선학과와 서울대 대학원 종교학과에서 각각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지난 17일 서울대 대학원 종교학과 박사과정 종합시험을 치렀다고 밝혔다.
한편 능인선원의 신도 고모씨는 지광 스님의 학력 문제는 간부들에게 이미 알려진 사실이며, 스님은 얼마 전부터 법회 등을 통해 일반 신도들에게도 이런 사실을 밝혀 왔다면서 우리는 스님의 학력이 아니라 법력과 정진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이번 일은 오히려 신도들을 결속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능인선원은 현재 수도권에 국녕사와 석룡사(이상 경기도 고양시), 등룡사(서울시 관악구), 용장사(수원시 팔달구) 등 4곳의 사찰을 운영하고 있으며, 중국 톈진(天津)과 태국 등 해외에도 분원을 두고 있다. 경기도 화성에 한국불교대학원대학, 미국 뉴욕 인근에 뉴욕국제대학 등의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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