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미루나무 사건’ 작전에 참가했던 이정섭씨가 잘라낸 미루나무를 넣어 제작한 ‘공로패’를 들고 당시를 회상하고 있다.
“판문점 도끼만행 아직도 기억 생생”
1976년 특수부대원으로 미루나무 제거작전 참여
“당시엔 죽음 두렵지않아 마음속으론 북한 경계”
북한 병사가 판문점에서 미루나무를 자르던 미군 2명을 도끼로 살해한 사건(76년 8월18일)이 발생한지 만30년 지났다. 전쟁위기로 몰아넣었던 이 만행은 한인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가고 있다. 이정섭(53·세리토스)씨는 미루나무 제거작전에 참가했던 64명의 특수부대원 중의 한 사람이었다.
권총 1자루, 수류탄 2발, M16을 몸에 품고 공격조 선봉이었던 이씨(당시 중사)는 불법으로 설치된 북괴군 초소 3개를 부대원과 함께 야구 방망이로 부수고 미군이 미루나무를 자르는 동안 북한군을 방어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이씨는 “그 당시 북한군의 만행에 국민 모두가 분개했기 때문에 죽는 것이 두렵지 않았다”며 “다행히 미루나무 근처 숲속에 대기해 있던 북한군이 공격해 오지 않아 아무런 일 없이 끝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 이후 이씨는 8년 동안의 군생활을 청산하고 79년 제대해 남가주로 이민 와 28년째 생활 하고 있지만 그 날을 잊어본 적이 없다. 지금 한국과 북한은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정도로 화해 무드이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항상 꺼림칙함을 떨쳐버릴 수 없다.
그는 “한국과 북한이 화해무드가 지속되면 그만큼 좋은 일이 없지만 보이지 않는 흑막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종종 든다”며 “한국은 방심하지 말고 항상 경계하는 태세를 갖추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회가 주어진다면 북한의 도끼만행 사건이 발생한 현장을 한번 방문해 보고 싶다”며 “일반인들도 자유롭게 판문점을 방문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찾아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군생활로 몸에 밴 ‘나라 사랑’ 정신 때문에 그는 조인하씨가 LA 한인회장일 당시 방범분과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으며, 특전사 동지회를 결성해 활동하기도 했다. 현재는 세리토스시 안전위원회 위원으로 시 방범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
<문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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