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표 부착’곧 시행
치킨·생선·우유의 단백질, 밀가루, 색소 첨가물, 타르타르산, 구연산…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는 와인, 가장 자연적인 알콜 음료로 알려진 와인에 사실은 각종 첨가물이 들어가기도 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와인 애호가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28일 LA타임스 푸드 섹션에 따르면 연방의회가 2004년부터 모든 가공식품과 음료에 앨러지 성분을 밝히는 새로운 레이블법을 추진하고 있는데 새 레이블 법이 시행되면 사람들이 와인에 들어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성분들이 모두 공개될 전망이다. 이제껏 와인 레이블에는 알콜도수와 설파이트 첨가 여부 정도만 밝히면 되었다. 연방 관계당국(Alcohol and Tobacco Tax and Trade Bureau)은 모든 음식과 음료의 성분 및 영양분을 공개해야 하는 식품 규제법에서 그동안 와인만 제외됐었던 점과, 와인 속에 밝혀지지 않은 어떤 성분이 앨러지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새로운 레이블 규정을 만들고 있으며 새 규정은 수개월 내로 시행될 전망이다.
와인을 만들 때 포도와 효모 외에 다른 첨가물이 조금씩 들어간다는 이야기는 와인 업계에서 오랫동안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이유는 당연히 와인의 맛을 좋게 만들기 위한 것으로 자연 양조만으로는 모자란 맛을 보충하거나 거친 맛을 순화시키기 위해 트릭을 사용해 왔다. 예를 들어 신맛을 보충하기 위해 타르타르산을 첨가하거나, 반대로 신맛이 너무 심하거나 태닌이 많을 때 이를 제거하기 위해 우유 단백질을 사용하기도 하고, 숙성과정 없이 오크 향을 내기 위해 잘게 부순 오크 칩을 넣는 일들이 그것이다.
또한 와인이 오크통에서 숙성하는 동안 오크통 제조에 쓰인 밀가루 풀의 성분이 남을 수도 있으며, 와인의 불순물을 정제할 때 사용하는 달걀흰자의 알부민, 치킨과 피시의 단백질에서 앨러지를 일으키는 알러젠이 와인 속에 남아 있게 될 수 있다는 것이 새 레이블 법의 요지다.
와인 로비업체에서는 새 레이블 법이 시행될 경우 ‘우아한’ 이미지의 와인 마케팅에 막대한 지장이 초래될 것을 우려, 알러젠이 남는다는 흔적을 찾을 수 없다며 반대 로비를 펼치고 있지만 별 효과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이러한 양조 트릭은 주로 싸구려 와인들에 해당되는 이야기라는 점. 전통 양조법에 따라 질 좋은 와인을 생산하는 와이너리들은 오히려 이 레이블 덕에 그 진가가 돋보이게 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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