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랑이 지극한 프로복싱 챔피언 ‘슈거’ 셰인 모슬리가 부인과 함께 경기 때 입은 태극기 가운과 트렁크를 들어보이고 있다. <신효섭 기자>
WBC 웰터급 챔피언‘슈거’모슬리
“한국을 좋아하냐구요? 장모님과 고스톱을 즐긴다면 대답이 될까요?”
지난 2월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WBC 타이틀매치에서 루이스 콜라조를 꺾고 챔피언에 오른 ‘슈거’ 셰인 모슬리의 한국 사랑은 유별나다. 그는 이번 챔피언전에서 태극기가 선명하게 새겨진 가운과 트렁크를 입고 경기를 치러 한인팬들을 열광케 했다.
아마추어 챔피언 3차례, 세계 챔피언 3차례의 빛나는 경력에 프로복싱 명예의 전당 회원인 그가 한국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갖게 된 것은 바로 한인 부인 때문. 모슬리는 지난 2000년 뉴욕에서 부인 진 모슬리(29)를 만나 첫눈에 반해 결혼했다.
21일 라번에 있는 자택에서 만난 모슬리는 한국에 관심 있는 흑인 권투선수라기보다는 오히려 한인이라고 부르는 편이 더 나을 정도로 한국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다.
그는 “어린 시절 꿈속에서 한인 여성과 결혼하는 꿈을 꾼 적이 있는데 아내를 만난 것은 운명”이라며 “한국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의 아내의 조국이며 지금까지 만나온 한인들의 부지런하고 정직한 모습이 나를 한국의 ‘빅 팬’이 되게 했다”고 말했다.
모슬리의 한국 사랑은 자연스럽게 한국 음식 사랑으로 이어졌다고. 그는 “장모님이 해주는 깍두기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라며 “한국음식 덕에 이번 경기에서 10살이나 어린 콜라조를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뉴욕에 거주하는 장모 김효선(53)씨는 “사위는 내가 해주는 음식은 뭐든지 잘 먹어주는 착한 사람”이라며 “처음에는 위험한 운동을 해서 걱정도 했지만 맨날 이기니 이제는 걱정도 안한다”고 덧붙였다.
모슬리의 부인 진씨는 “남편은 링 위에서는 최강의 사나이지만 집에서는 장모와 10시간씩 마라톤 고스톱을 함께 즐길 정도로 가정적”이라고 자랑했다. 이에 모슬리는 “고스톱이 재미있긴 한데 같은 그림을 찾는 것이 너무 힘들다”며 “가끔 장모가 점수를 속여도 모르고 당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모슬리는 “아내가 비행기를 타는 것을 겁내 아직 한국에 함께 여행을 가보지 못했다”며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아내의 할머니가 계시는 한국을 방문해 여행해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심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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