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을 쥐어짜듯 소리를 내려 애썼지만 소리는 목에 걸린 듯했다. 기껏 나와도 이내 갈라졌다. 그의 뭘 쥐어짜도 나올 게 없을 것처럼 말라버린 그의 얼굴에 구슬땀이 맺혔다. 그는 노래를 멈췄다. 한숨을 골랐다. 그리고는 다시 마이크를 곧추 잡고 입을 열었다. 이번에는 노래가 아니라 말이었다. “죄송합니다, 제가 암투병을 하는 중이라…” 격려의 박수가 쏟아졌다. 그는 다시 눈을 감았다 떴다 손을 들었다 떨궜다 못다 부른 노래를 힘겹게 이어갔다. 박수는 더욱 커졌다.
지난해 12월3일 밤 산타클라라 KTVN문화홀. 북가주 불자연합 송년법회에 특별게스트로 출연한 ‘풀뿌리 소리꾼’ 강택수 거사가 절규하듯 부른 심청전 한 소절, 그것이 그의 마지막 노래가 됐다. 그가 있으면 흥이 절로 나고, 흥이 있는 곳엔 언제나처럼 그가 있었던 북가주 한인사회의 낯익은 한 풍경은 이제 추억의 페이지로 넘어갔다.
북 장단만 있으면, 아니 손바닥 장단이나 젓가락 장단만 있어도, 걸쭉한 판소리 몇소절씩 뽑아내곤 했던 그가 지난해 중반 갑작스런 암선고를 받고 힘겨운 투병생활을 해오다 지난 2일 오전 11시15분 입적했다. 향년 60세.
고인은 우리춤 우리가락 우리소리의 흥과 멋을 온몸으로 보여주고 우리음악예술단을 이끌며, 우리것이 귀한 북가주 한인사회에서 우리것 지킴이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유족으로는 아들 민혁씨와 딸 유록 씨 등이 있다. 영결식은 9일(금) 오후 7시 콩코드의 무어스 미션 장의사(1390 monument Blvd.)에서, 발인식은 다음날(10일) 오전 11시 같은 장소에서, 하관식은 10일 오후 1시 라파엣의 오크몬드 공원묘지((2099 Reliez Valley Rd.)에서 열린다. 의식집례는 송철 스님이 맡는다.
조문문의 : 510-388-7999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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