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위복이란 말은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것인 모양이다. 공립학교 교재 혹은 권장도서로 사용되고 있는 ‘요코 이야기’ 사태로 한인사회에서 벌어지는 상황이 그렇다는 말이다.
한국인을 가해자로, 일본인을 피해자로 뒤바꾼 터무니 없는 내용의 책을 미국 어린이들이 읽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문제의 발단이 됐던 보스턴지역 한인 학부모들이 취한 대응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셔본중학교 학부모 실라 장씨와 ‘올바른 아시아 역사 교육을 위한 학부모회’, 애나 박씨 등이 작성해 주변 학교와 언론에 배포했다는 3통의 편지(본보 2월1일자 2면 보도)는 치밀한 조사와 정연한 논리를 바탕으로 한 가슴 후련한 내용의 글이었다. 편지를 읽고 난 후 대부분의 독자들은 ‘요코 이야기’의 저자인 ‘요코 가와시마 왓킨슨’씨의 불순한 의도와 거짓에 불쾌한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을 듯 싶다.
‘요코 이야기’가 오히려 약이 됐다는 말은 이번 일을 기회로 한인들이 부끄럽든 자랑스럽든 우리의 역사와 문화에 더 관심을 갖게 됐다는 뜻이다.
나아가 한인사회가 더 이상 우리의 정체성과 관련된 부당한 왜곡과 허구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로 당당히 맞선 점, 그리고 그것이 학부모들에 의해 시작됐다는 점 등이 더욱 긍정적이다. 주미대사관이 대책위를 구성하고 총영사관이 실태 조사를 실시한 것도 시의적절 했다. 워싱턴한국학교협의회도 이 문제를 집중 다룰 예정이라 한다.
하지만 ‘요코 이야기’ 문제는 보스턴이나 워싱턴 등 몇몇 지역에 국한될 수 없다. 미주 전역의 한인사회가 한마음이 돼야 한다. 각급 학교와 도서관에서 한국과 관련된 이런 엉터리 도서가 모두 사라질 때까지 서로 정보를 교환하며 계속 협력해야 한다.
이 문제는 미주 한인사회의 미래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자라나는 세대가 부끄러워 할 역사를 남길 수는 없다.
<이병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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