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깽이’모델 더이상 못봐줘
미국의 패션계도‘말라깽이 모델’퇴출에 나선다.‘미국 패션 디자이너협의회’(CFDA)가 내달 2일 개막하는‘뉴욕 패션주간’을 앞두고 이번 주말 ‘말라깽이’모델 퇴출을 위한 6개항의 권고안을 발표키로 한 것. CFDA는 미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패션 디자이너 단체이다.
거식증 등 섭식장애 교육실시
문제모델엔 즉각 영양·심리상담
잘먹고 몸매유지 웍샵 실시도
이 권고안은 ▲디자이너와 모델, 모델 알선회사 등을 대상으로 거식증 등 섭식장애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섭식장애가 의심되는 모델들에게는 즉각 영양 전문가나 심리학자의 자문을 받도록 하며 ▲모델들이 ‘잘 먹으면서도’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는 방법을 숙지할 수 있도록 영양 관련 웍샵을 여는 방안 등을 담고 있다.
그동안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디자이너들이 패션모델의 조건으로‘옷 발’이 잘 받는 가녀린 몸매를 첫 손가락에 꼽아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이같은‘말라깽이 모델’선호 현상은 모델들에게 몸매 유지를 위한 살인적 다이어트를 강요하고 성장기 소녀들에게“마른 몸매가 아름답다”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주는 동시에 모방충동을 부추겨 거식증 등 건강을 해치는 심한 부작용을 유발한다는 거센 비난여론의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스페인은 세계 최초로‘말라깽이’모델의 패션쇼 출연금지 조치를 취했고 이탈리아의 밀라노시와 패션 디자이너들도 같은 해 12월 모델의 연령 하한선을 16세로 정하고 키가 175㎝인 경우 체중이 최소한 55㎏이 돼야 한다는 ‘체적지수’를 제시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1월 브라질에서 아나 카롤리나 레스톤이라는 21세의 모델이 거식증으로 사망하면서‘말라깽이’모델 퇴출 논쟁은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CDFA는 그러나 마드리드나 밀라노의 패션업계와 달리 ‘말라깽이’ 모델 퇴출 기준을 제시하는 대신 ‘건강한 모델’ 양성에 초점을 맞춘 권고안을 마련했다. 말라깽이 모델들을 강제 퇴출시키려다 소송에 걸릴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CDFA의 권고안이‘말라깽이’모델을 패션쇼에 출연시키는 디자이너들에 대해 제재를 가하거나 패션 업계에 구속력 있는 요구조건을 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힘들 것”이라는 회의적인 견해를 보였다.
<이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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