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일 라티노 노동자들이 전국적인 총파업을 벌인다는 소식이 있으니 사내 라티노 근로자들을 자극하지 말 것.’
워싱턴 DC 소재 한 한인 업소에 나붙은 한글 공고문이다. 지난 10일 전국에서 수백만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친이민 시위를 펼친 바 있는 라티노 커뮤니티가 국제 노동절(메이 데이)인 5월1일 연방 의회의 잇따른 반이민법 제정 움직임에 항의하는 전국 총파업을 기획하고 있기에 사내 라티노들을 자극하지 말라고 회사 측이 직원들에게 당부한 내용이다.
라티노 직원을 50여명이나 고용하고 있는 프린스 윌리엄 카운티 소재 한인 수퍼마켓 관계자는 “아직 특별한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며 “10일 시위에는 일부 라티노 직원들이 희망해 참가를 허용했지만, 만약 1일 대다수 라티노 직원들이 파업에 동참한다면 정상 영업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음 주부터 파업에 대한 라티노들의 움직임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민자 단체들과 반전· 민권단체들이 미 전국적으로 조직하고 있는 ‘5월 1일 이민자 총파업’에는 수 백만 명의 이민노동자들이 파업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전국적으로 수 십만명의 중고생들도 동맹휴업을 준비하고 있어 이날 하루 전국은 큰 혼란이 예상된다.
특히 라티노 인구의 최대 집결지인 캘리포니아에서는 지난달 30일 14세 라티노 중학생의 자살에 따라 1일 총파업 움직임이 심상찮게 진행 중인 것으로 보도됐다. 앤서니 솔테로 군은 반이민법 항의 시위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학교 교사로부터 중징계 위협을 받은 뒤 자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지의 라티노 커뮤니티를 분노시키고 있다.
그러나 지난 10일 워싱턴 모뉴먼트 앞에서 대규모 반이민법 항의 시위를 주도한 바 있는 워싱턴 DC의 전국주요 이민연합(NCIC)은 1일 총파업에 반대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NCIC의 제이미 콘트레라스 회장은 14일 “몇차례의 대규모 시위를 통해 우리의 결의가 연방 의회에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음을 우리는 확인했다”면서 “현재는 의회의 동향을 예의 주시해야 할 시기이기에 우리는 파업이라는 또 다른 수단을 적절한 시기를 위해 예비해 둘 것”이라고 말했다.
NCIC는 1일 총파업에 불참하는 대신 이날 오후 5시 워싱턴 DC, 북버지니아, 볼티모어, 메릴랜드의 랭글리팍 등 네 곳에서 이민 근로자에 대한 미국 내 고용주들의 착취 방지 등에 관한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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