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을 비롯한 전국 대도시를 들끓게 한 불체자 합법 체류 기회 부여 촉구 시위를 주도했던 이민자 그룹은 라티노들. 그러나 이날 시위에 한인 커뮤니티가 예상보다 많은 관심과 지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10만여명이 몰린 것으로 집계된 워싱턴 DC 반이민법 반대 시위에는 11개 워싱턴 한인 단체 대표자 및 관계자들이 1백명 이상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워싱턴 포스트 등 주류 언론은 이 사실을 보도했다.
세탁소를 운영하는 한 한인은 라티노 종업원 12명과 함께 시위에 나섰는가 하면 모 대형 식품업소는 시위 참가 종업원에게 당일 유급 휴가를 주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져 불체자 문제가 라티노 주민들만의 사안이 절대 아님을 이번 시위가 보여줬다.
사실 한인사회는 시위 3일 전까지만 해도 굿스푼 등 몇몇 단체만 참가 의사를 밝혀 비교적 냉냉한 반응이었으나 막상 당일에는 11개 단체로 늘어나 주위를 놀라게 했다.
특히 워싱턴한인노인회는 3대의 밴을 동원해 회원들을 실어나르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라티노들의 박수를 받았으며 행사 주최측은 한인 단체장들을 단상에 초청해 군중에게 한인 참가 사실을 알렸다.
이와 같이 과거에 볼 수 없었던 한.라티노 발맞추기는 우선 두 커뮤니티가 아직 미국 사회에서 ‘약자’의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는 동질감이 바탕을 이루고 있다.
또한 현실적으로 아직 많은 한인들이 신분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는 점도 이유가 되고 있다.
굿스푼선교회 대표 김재억 목사는 “미국에 5년째 사는 사람으로서 불법체류자는 아니지만 이번 시위는 라티노 뿐 아니라 한인들의 후손들에게도 영향을 주는 중대한 사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참가 한인 중에 시민권자도 많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인사회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라티노들을 고용하고 있는 일부 업주들이 임금을 제 때에 지불하지 않아 반발을 사는 등 두 커뮤니티 간의 관계는 아직 개선할 점이 많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번 시위와 관련 김영근 한인연합회장은 “11개 한인단체가 시위에 참여했다고 하지만 한인사회 규모를 볼 때 너무 적은 숫자”라며 “한인사회가 이민자 문제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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