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11시 워싱턴DC의 연방의사당 건물 앞은 1천여명의 시위대로 뒤덮였다. 이날 상원 법사위가 심의 중인 반이민법(센센 브레너-킹 법안)에 대한 항의 표시였다. ‘사상 최악’이라 불리는 반이민 법안이다.
이날 시위에는 뉴욕, LA, 시카고의 한인 단체들까지 참석해 힘을 보탰다. 그러나 워싱턴 한인들의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물론 이날 시위에 참석한 한인들은 대부분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NAKASEC) 소속으로, LA, 뉴욕, 시카고에는 그 산하 지부가 있고 워싱턴에는 없다는 것이 ‘워싱턴 한인 불참’의 표면적 이유가 되고 있다.
워싱턴 한인사회는 특이하다. 지역을 대표할 뿐 아니라 수도에 위치했기에 미주전체 한인을 대표하는 의미까지 부여받는다. 한인사회의 크기와는 무관하게 워싱턴 한인들이 미국 또는 한국에서 ‘대표 대접’을 받는 이유다.
27일 시위 참가를 검토했다가 포기한 한 단체의 관계자는 “지역의 반이민법에는 적극 대처하지만 연방 차원까지는 신경 쓰기 힘들다”고 말했다.
MD·VA주 의회의 반이민 법안에 대해 맹렬하게 반대 운동을 전개했던 한인단체들이 정작 파급효과가 더 큰 연방 반이민법에 침묵한다는 것은 이율배반이 아닐 수 없다.
‘서울 사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기에 대접도 따라온다. 권리만 향유하고 의무를 등한시하면 ‘얌체’란 비난을 듣게 된다.
LA에선 지난 주말 5만명이 반이민법 반대 가두시위를 벌였고 2백여 한인도 꽹과리와 장고를 들고 나섰다. 5만명 중 2백명이 큰 숫자는 아니되, 1천명 중 0보다는 훨씬 크게 다가온다.
<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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