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시네마테크와 치네치타 홀딩이 공동으로 주관한 ‘시네마 이탈리안 스타일’이 10월6~ 16일 이집션 극장과 에어로 극장 양관에서 열렸다. ‘이탈리아의 새로운 필름’이라는 부제로 열린 이번 영화제에서는 이탈리아에서 최근 개봉한 작품들뿐만 아니라 비토리오 데 시카의 ‘슈샤인’과 같은 고전 몇 편도 함께 상영됐다.
지난해 이탈리아 최대 흥행작이자 이번 영화제의 개막작인 지오반니 베로네시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매뉴얼 드 아모르’ (Manual of Love)부터 스릴러인 ‘쿼바디스, 베이비?(Quo Vadis, Baby?), 재즈 선율에서 영감을 받은 푸피 아바티 감독의 ‘마 콴도 아리바노 리 라가제?’(So When Are the Girls Coming?)까지 이번 영화제의 작품들은 장르가 다양할 뿐만 아니라 스타일이나 이야기 형식에 있어서도 개성을 드러냈다.
영화제 기간에 관객들은 스크린을 통해 자스미네 트린카, 세르지오 루비니 등 현재 이탈리아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우들을 만나고 영화 후 가진 각종 간담회에서 현재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이탈리아 감독과 배우들을 직접 만나보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주세페 비초니 감독의 ‘라 비타 케 보레이’(내가 원하는 삶)는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된 11편의 신작들 중 가장 눈길을 끌었다. 영화 배우인 라우라와 스테파노는 함께 영화를 찍기 시작하면서 사랑에 빠진다. 영화 밖의 사랑이 발전하고 소멸해 가는 과정이 영화 속 영화의 진행 과정과 교묘히 변주된다. 그리고 영화 밖 대사와 영화 속 대사가 겹쳐지고 영화 밖의 실제가 그대로 영화 속의 장면으로 이어진다. 이 영화는 흥미 있는 형식을 취한 사랑 영화임과 동시에 두 주인공의 성장 드라마이기도 하다. 갓 배우에 입문한 라우라는 현실과 연극을 구분하지 못하고 무모하게 빠져드는 자신이 과연 진짜 연기자일까 고민한다. 반면 인기배우인 스테파노는 그런 라우라를 사랑하고 동시에 그 열정적인 삶의 자세를 질투하면서 한번도 스스로 주인공이지 못했던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이 갈등은 영화 속 영화가 진행됨에 따라 점점 고조되다가 촬영이 종료됨과 동시에 라우라는 연기자라는 직업을 포기하고 스테파노는 처음으로 자기 삶이 되어주었던 라우라를 잃는다.
그러나 영화는 다시 두 사람의 새로운 시작을 보여준다. 감독은 영화가 끝나고 다른 영화의 리허설을 하는 것처럼 인생의 한 단락이 끝나면 다른 한 단락이 시작되게 마련이라고 말하고 있다.
<장아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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