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한인 할머니 노인아파트서 숨진채 부패
유가족 보름째 시신수습안해 시체보관소로
LA 한인타운 인근 노인 아파트에 혼자 살던 80대 한인 노인이 숨진 채 열흘이상 방치돼 있다가 부패된 상태로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사체 발견 후에도 유족과 관계 당국의 신속하지 못한 대처로 숨진 독거 노인의 시신은 무더위 속에 닷새간 아파트에 방치돼 이웃 한인 노인들이 분노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오전 8시께 6가와 그랜드 뷰의 아파트(450 Grand View) 706호에 거주하던 신취옥(사진·81) 할머니가 숨져 있는 것을 이웃 한인 노인들과 아파트 관리 사무실 관계자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신 할머니는 아들이 있지만 지난 8∼9년 동안 혼자서 아파트에 살아온 것으로 이웃 한인들은 전했다.
노천환 한국노인상조회장이 숨진 신취옥 할머니가 살던 아파트를 가리키며 시신 발견 당시 상황을 전하고 있다.
<서준영 기자>
옆 아파트에 살고 있는 한국 노인상조회 노천환 회장은 “새벽같이 일어나 성당에 미사를 드리러 가던 사람이 열흘이 넘도록 보이지 않고 배달된 책자가 그대로 있는 등 예감이 이상해 아파트 매니저에게 신고했다”며 “문을 열어보니 썩는 냄새가 진동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부패된 상태로 발견된 신 할머니의 시신은 즉시 장의사로 옮겨지지 않았다. 현장에 출동해 초등수사를 진행한 경찰은 신 할머니가 타살된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LA경찰국 관계자는 “자연사인 경우 통상 유족들이 장의사에 개인적으로 연락을 취해 시신을 수습한다”며 “유족과 연락이 닿지 않을 때는 시신을 검시국으로 일단 운구해 보관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시신을 옮기는 것은 전적으로 유족 책임”이라고 설명했다.
이웃 한인 노인들은 “시신 발견 당일 오후 신 할머니의 아들이 아파트 사무실에 왔다가 갔다”고 전했다.
노 회장 등 한인 노인들은 “시신 발견 나흘이 지난 후 미국사람들이 나타나 할머니 시신을 비닐에 둘둘 말아서 가지고 갔다”며 “자식은 무엇을 하는지, 무슨 사정으로 친모 시신 수습을 못하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노숙자 시신을 처리하는 LA카운티 시체보관소의 관계자는 13일 “지난 8월31일 오전 8시50분께 시신을 아파트에서 옮겨왔으나 유족의 허가가 없어 아직 화장을 하지 않고 보관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시신 화장 비용 466달러를 부담하겠다는 유족 동의 없이는 화장할 수 없으며 유족과 연락이 닿지 않아 무연고로 처리된 시신은 사체보관소에 2년 동안 보관된 후 매장하도록 되어 있다.
한편 숨진 신취옥 할머니는 평소 성격이 깔끔하고 신앙심이 돈독해 타운의 성바실 성당에 출석하며 새벽기도도 거르지 않았다고 이웃들은 전했다.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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