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베스 승리 야당 불인정
베네수엘라 소환투표 투표율 사상최고
불복시위 등 후유증 불보듯…유가 영향줄 듯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15일 소환투표 승리로 최대의 정치 위기를 벗어났다.
그러나 소환투표 논란을 통해 ‘부자와 빈자’로 극심하게 분열된 찬반 양 진영의 날 선 대립은 차베스 대통령의 향후 국정운영에 여전한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야권은 벌써부터 투표 결과에 불복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승리의 의미 선관위는 차베스 대통령이 큰 표차로 승리했다고 밝혔다. 이는 ‘빈자의 대통령’을 구원하기 위해 기층 민중이 대거 투표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투표율은 베네수엘라 선거사상 최고 기록이었다.
차베스 대통령은 대외 관계에서는 어느 정도 융통성을 발휘할 것으로 분석된다. 석유 수출 중단을 위협하며 극단으로 몰고 갔던 대미 관계도 대결 국면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국제 유가도 불확실성의 하나가 제거된 만큼 긍정적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결과 발표 직후 런던 시장의 브렌트유는 하락세로 출발했다.
세계 5위의 산유국이자 미국 원유 수입의 20% 가까이를 차지하는 베네수엘라의 정정 불안은 국제 유가 상승의 원인 중 하나였다.
그러나 국내 문제로 시선을 돌리면 야권과의 전면 대결 양상이 되려 심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소환투표 논란을 거치며 사회의 분열상이 더 심화한 데다 민중의 투표 대거 참여로 차베스의 운신 폭이 더 좁아진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야권 역시 선거부정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어 길거리 정치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뜨거운 투표열기 내 평생 이렇게 많은 국민이 투표에 나선 것은 처음 본다.15일 베네수엘라는 소환투표 국제참관단의 일원인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혀를 내두를 만큼 전국이 엄청난 투표열기에 휩싸였다.
이날 예상을 넘은 투표 참여로 일부 투표소에선 투표 마감 이후에도 2㎞ 이상 줄이 늘어섰고, 많은 유권자들이 자정을 넘겨서까지 기다려 투표했다. 이날 마감 시한은 자정까지 두 차례나 연장됐다.
투표 지연의 큰 이유는 처음 도입된 터치 스크린 식 전자 투표기의 오류 때문이었다. 중복 투표를 막기 위해 지문을 입력하도록 했지만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차베스 대통령도 지문 입력에 실패해 다른 투표기에서 투표를 하는 장면이 TV로 중계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야권이 음모라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불씨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이날 투표 과정에서 괴한의 총기 난사로 3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지만, 군 병력의 삼엄한 경계 속에 민주적 투표가 이뤄졌다는 게 국제 참관단의 평가다.
/안준현 기자 dejavu@hk.co.krㆍ카라카스=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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